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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정 Jul 11. 2021

영화 <퍼스널 쇼퍼> 감상평

퍼스널 쇼퍼



01.    영화 '퍼스널 쇼퍼'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든 생각은 흩어진 퍼즐을 어떻게 짜 맞춰야할까라는생각이었다. 퍼스널 쇼퍼는 대칭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나(모린)'를 중심으로 말이다. 감독에게 이 텍스트는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의미로 관객에게 다가가길 원한 것 일까? 이 질문은 어리석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그러나 이것은 감독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하려 한 메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영화를 관람해야 인지할수있을 만한, 그러니까 메타포들이 넘쳐나는 영화이기에 그것은 되짚고 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감독이 아니므로 "내가 감독이라면" 이라는 전제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려한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상함은 감독이 영화를 불친절하게 만들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씬안에서의 서사는 연결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시퀀스의 흐름으로는 서사가 연결되고 이해가 된다. 그리고 감독은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서사적인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게 설정을 함으로써 오는 이질감을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가 하고 싶은 메세지는 무엇인가? 아마도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이해를 한다. 그는 자신의 쌍둥이,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그녀(키라), 사후세계에 있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영매 라는 존재. 그 다양한 특성으로 이뤄졌다고 생각되는 인간이란 존재가 가지는원래의 모습과 그 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증명이라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고, 영화속 특정대상의 인물을 통해 직설적으로밝혀낸다고 해서 그것의 근원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기에 감독은 메타포라는 은유를 사용하여 비유적으로 개별적인 관객이 스스로 생각해 보길 원했고, 이런 방식으로 영화를 제작하여 관객에게 다가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겉 구름을 잡아보았으니, 이제 자세하게 구름속으로 들어가 어떠한 것들이 그 안에 자리 잡고있는지 살펴보자.



02.    영화 '퍼스널 쇼퍼'는 두가지 이야기의 구조를 갖고있다. 죽은 쌍둥이오빠의 존재를 느끼고자하는 모린의 이야기와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문자와 그로인한 모린의 일탈을 그리는 것이 그 두갈래이다.


    영화속에서 관객에게 감정적인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은 '알 수 없는 사람'과의 문자 메세지를 나눌때이다. 관객은 이 문자메세지의 주인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된다. 그것은 그 전 날 모린이 루이스가 살던 집에서 유령의 존재를 보았기 때문이고, 문자 메세지 속에서 모린이 직접적으로 루이스냐고 물어본 후 그녀가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 후 우는 장면으로 시퀀스가 마무리됐고, 해당질문에 대한 답변은 오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은 하나의 의문점을 갖은채 영화를 보게 된다. 그렇게 그와의 대화, 게임이 시작된다.  알 수 없는 사람의 역할은 모린에게 금기를 일깨우는 역할과 관객에게 의뭉스러움을 선사하는 것 두가지로 들 수 있다.  알 수 없는 사람은 모린과 초반에 만난 적이 있다. 알 수 없는 사람(잉고)은 모린과의 첫만남에서 서로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그는 알았을 것이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원하고 있고, 채우려하지만 정작 그것이 본인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이런 모린의 혼란은 관객의 혼란으로 연동된다. 그렇게 관객, 모린 모두 목적지 없이 도는 회전목마에 앉은 사람처럼 나아가지만 결국 그자리에 있는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혼란을 겪는 와중에 모린(과 관객)은 키린의 살해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사람은 그때부터 유령의 존재라는 신비함을 벗어던지고 살인마의 존재로 돌아와 모린이 무섭다고했던 "살인마에 쫓겨 숨는 그녀'에 대한 공포를 실현시켜준다. 알 수 없는 사람은 모린이 무섭다고했던 두가지의 답변을 모두 다 실현시켜준다. 하나는 키린이 싫어하는 그녀가 입을 옷과 장신구를 입어보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공포 영화에 대해 환상이다. 알 수 없는 사람이 의도를 했든 의도를 하지 않았든 간에 그는 모린의 욕망을 터뜨리는 스모킹건이 된셈이다.


    또하나의 이야기 갈래인 쌍둥이 오빠와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죽은 쌍둥이 오빠와 모린은 영매사라고 나온다. 그러나 모린은 잉고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죽은 오빠를 기다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영혼이 있다는 걸 믿는 오빠가 그의 영혼이 있다는 걸 증명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본인은 오빠가 죽은 파리를 떠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린은 자신과 루이스, 둘 다 영매사라고 이야기를 한다. 죽어서 영혼 만이 갈 수 있는 사후세계에 대한 잇는 존재인 영매사, 모린은 왜 자신은 영혼이 있다는 걸 못믿는것 처럼 이야기를 했을까? 그가 맞다는 사실을 증명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것은 그녀 자신은 루이스와 다른 의견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만약 그녀가 루이스와 같은 의견이었다면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고있기 때문에, 루이스는 분명 나타날 것이고 자신에게 나타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였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 이야기 결을 살펴보고 난 후, 이야기가 겉을 멤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공허하다는 생각도했다. 처음에 나는 이 작품이 모순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정확한 느낌은 모순이 아니었다. 모순이라면 적어도 어떠한 현상에 반대하여 혹은 역효과로 무엇인가 발생해야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아무것도 없고, 무엇인가를 넣으면 들어가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관객은 이 공허함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다. 유령은 누구인가, 알 수 없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녀는 무엇을 하는가 등의 의구심으로 말이다. 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살펴봤다. 그리고 두 가지 이야기 결이 모두 모린에 대해 설명하고 그녀를 움직이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린의 금기를 깬다거나, 모린의 공허를 채운다든지 말이다. 모린에 대해 살펴보자.



03.    모린은 한 명이다. 그러나 은유적으로 그녀와 동일한 인물로서 인지되는 인물은 두사람이 등장한다. 이것은 모린을 드러내는 방식이며, 이 방식은 메타포를 등장하지만, 상징적으로 그리고 부정확하게 설명된다. 모린의 직업을 퍼스널 쇼퍼이다. 그녀는 셀럽인 키라의 취향과 체격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그녀를 대신하여 물건을 사다주고 부탁을 해결한다. 패션지에 글을 쓰는 작가 혹은 기자등은 자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린이 선택한 퍼스널쇼퍼라는 직업은 한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다. 텍스트 안에서 키라는 모린이 사다준 옷과 장신구들을 늘 착용하지만, 정작 모린이 그것을 사용하는 것을 싫어한다. 단 한 번, 모린은 키라의 집에서 옷과 속옷을 입고 노트북을 사용하고, 냉장고의 술을 꺼내 마시며 그녀의 삶을 산다. 이것은 금기를 깬다는 지점으로 고려해할 지점이면서도 모린이 키라가 되고 싶어했다는 지점으로 생각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린은 명품으로 표현되는 아름다움을 욕망하는 것일수있다. 더불어, 명품을 입고, 그녀를 대신해 사진 촬영을 하는 사이 그녀는 자신이 키라와 같은 셀럽이 되고싶은 욕구또한 표현된 것으로 볼수있다.  그러나 결코 그 아름다움과 대리역할로써는 모린은 키라가 될수 없으며 그 욕망을 채울수 없다. 또 다른 모린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쌍둥이 오빠인 루이스다. 루이스와 모린은 성별은 다르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영매사였고, 같은 질병을안고 살아가고있다. 그러나  그가 보내는 '아주 작은 사인'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그들은 교감되지 않는다. 그리고 키라와 루이스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모린이 키라의 살인 사건 현장에서 본 유령은 키라일수도 있다. 그리고 두 사람과 연인관계였던 잉고와 라라는 영화속에서 그 존재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잉고는 알 수 없는 사람으로서 존재는 크나, 정작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는 그 존재감이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다. 잉고와 라라는 모린과 닮은 사람들의 연인으로 등장하지만, 모린에게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른다. 우선 잉고는 처음 그녀와 대면할때 '질문하는 자'로 등장한다. 이 질문을 또해 관객이 서사적인 정보를 얻게 되지만, 모린은 잉고의 질문으로 인해 오빠의 신호를 기다리는 영매로써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된다. 라라는 오빠의 여자친구이면서도 극속에서는 모린의 정서적 교감을 해주는 유일한 인물로서 등장한다. 또한, 헤어짐을 겪게된 잉고와 라라의 다른 선택이 극속에서 드러나고 그 결과는 모린에게 오빠의 신호를받게 되는 계기 혹은 살인이라는 범죄에 이용되는 등의 정서적 파동이라는 것으로 드러난다.  



04.    영화는 나름의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모린은 처음에 파리를 떠나기 싫어했다. 심령의 존재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루이스의 존재를, 루이스가 보내는 '아주 작은 신호'도 알아채지 못한다. 떠나기 싫었던 곳에서 끝을 보고 싶다던 그녀는 그곳을 떠나서야 결국 루이스의 신호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끝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영화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공허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었을 것이다. 극속에서 다만 이것은 살인, 죽음 등으로 극단적으로 표현이 됐을 뿐이다. 사람은 쉽사리 공허를 느낀다. 작가 조정래는 사람은 한그루의 나무이며 그들의 가지로 얽히고 설키고, 잎으로 서로를 덮어 숲을 이뤄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이 말을 곱씹으면 인간은 결국 혼자 서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공허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공허, 그리고 그것을 채우고자하는 욕망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퍼스널 쇼퍼라는 직업을 통해 나오는 화려한 명품은 일차원적인 욕망의 산물로써 욕망을 대변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영화는 사운드로 관객의 문을 두들긴다. 알수 없는 사람과 주고받는 15분간의 문자의 알림 소리, 핸드폰을 두들기는 자판소리,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 어윈을 만나러가며 만난 유령이 문을 두들기며 답을 하는 소리는 스릴러라는것을 쌓기 위한 장르적 선택이었고, 모린이 원하는 답을 주기 위한 사운드였다는 것이 영화속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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