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쉴 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의식'
"의식이란 건 너무나 잊힌 것이야.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모든 날과 다르게, 어떤 시간을 다른 모든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 Antoine de Saint-Exupéry (from. 어린왕자) -
습관과 의식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걷어내는 커튼 사이로 비춰지지는 아침 햇살, 일어나서 마시는 물
한 모금, 출근 전에 내리는 커피 한 잔처럼
여러분들의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처리하고 넘어가는 순간들이 떠오르시나요?
습관은 반복되는 행위에 더 이상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발달시켜 온 우리의 진화산물들 중 하나입니다.
이런 과정은 효율성을 선물하지만
때론 일상의 의미를 훔쳐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슬기롭게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습관이 되어버린 우리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어떻게 다시 느낄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그중 제가
실천하며 효과를 본 방법은 바로 '의식'을
하는데에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의식은
종교적인 거창한 '의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일종의 '음미'입니다. 이미 습관처럼 행하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소한 순간을 음미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커피 마시는 순간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비움] 시작 전의 고요: 커피를 내리기 전, 잠시 하던 일을 멈춥니다. 오늘 해야 할 일, 어젯밤의 뒤척임을 잠시 비워내고, 오직 커피를 내리는 행위에만 집중할 준비를 합니다. 이것이 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2. [채움] 감각의 향연: 원두를 갈고, 물을 끓이고, 잔에 커피가 채워지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받아들입니다. 원두의 고소한 향, 물 끓는 소리, 잔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이 순간의 감각으로 나를 채웁니다.
3. [머묾] 의미의 각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잠시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그 온기와 향이 남긴 여운 속에 머물며, 이 커피 한 잔이 오늘 나의 하루에 어떤 의미가 될지 스스로에게 말해줍니다. (e.g. “이 커피가 오늘 나의 첫 번째 평온함이야.”)
비움만 시도할 때는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채움으로써 내면의 잡음을 비워내고 초연한 상태에
접어듭니다. 그 초연함을 "머묾"을 통해
길게 유지하며 내면의 평화를 찾습니다.
또 평일이 흐르고 어김없이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주말이라고 꼭 거창하게 어디를 가거나
무언가 약속을 잡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나만의
'의식(Ritual)'을 만들어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소한 순간을 찾아 오늘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요? 오늘의 이 시도가 앞으로 여러분의 삶의 질을 크게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