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정리하는가
- Claude Debussy -
음악을 통해 정신을 치유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분명 들어보긴 했을 텐데 막연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겁니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토론토의 한 금융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 1년 남짓
지났습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눈치 봐야 할 상황도 많이 생깁니다.
분명 내가 했는데 다른 사람이 실적을 가져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묵묵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기운 빠지는 일이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여느 평범한 목요일 저녁,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퇴근길입니다. 붉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가로등 그 사이사이에 푸릇푸릇한
거대한 가로수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 보도블록 위를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어느 오래되어 보이는 음반상점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의 음악이 감미롭게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잠시 가만히 서서 눈을 감고 음악을 음미합니다.
2분쯤 지났을까 음악이 잦아듭니다.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음반상점을 밖에서
둘러본 뒤 항상 들르는 익숙한 카페에 가서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자그마한 내 원룸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천천히 먹으며 아까 들었던 피아노 음악을
다시 듣습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분명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는 목요일이었는데, 기분이 좋습니다.
샤워를 할 때는 잠깐 내일 해야 할 일 생각, 돈 빌려달라는 별로 안 친한 친구, 아픈 형 생각이 나지만
다시 잠자리에 누워 음악을 들으니
곧 사나웠던 정신은 단조로워집니다.
나도 모르는 새 마음이 정리되었고 기분 좋게 잠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경험을 해본 적 있으시지 않나요? 저는 이런 감각을 간혹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습니다.
'대체 이런 음악의 힘은 근원이 무엇일까?"
그러다 문득 저만의 음악들이 가진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음악과 함께 했던
긍정적인 기억이 있다면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저를 치유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https://youtu.be/hN_q-_nGv4U?feature=shared
Ludovico Einaudi - Experience
라는 제가 생각을 비워낼 때 듣는 곡입니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작곡가의 곡입니다.
들으면 머리마저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 야자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며 이 음악을 듣곤 했습니다.
지금도 이 피아니스트의 음악을 들을 때면
그때의 야자로부터 해방감, 다 마감해 가는
조용한 도시가 지금도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분명 이런 음악이 본인도 모르게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쉼을 여러분의 행복한 추억이 있는
음악으로 채워보세요.
삶이 놀랍도록 바뀔 수 있습니다.
만약 비슷한 경험이 이 있다면 댓글에서 소통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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