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
- 이성선
사람들은 히말라야를 꿈꾼다
설산
갠지스강의 발원
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생의 꽃봉우리로 오른다
그러나
그 산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생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하여
많은 짐을 지고 이 고생이다
- 우리 모두는 너무 힘겹게 산다.
너무 바쁘게 산다.
마치 그렇게 살아야 살아남을 수 있듯이.
여태 살아온 관성이 있는데
삶의 속도와 방향을 바꿀 수는 없는 법.
시 한 편 감상하면서 잠시라도 여유를 가져보자.
그래도 됩니다
- 강원석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하얀 꽃잎을 잡아 보아요
이름 모를 꽃향기에 붙들려
기다리던 버스를 놓쳐도 보고
봄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얼굴 한가득 햇살을 담아 보아요
봄에는 그래도 됩니다
당신은 추운 겨울을
누구보다 잘 견뎠잖아요
밥만 먹자고 이 세상까지 왔겠는가
- 양광모
밥만 먹자고 이 세상까지 왔겠는가
술도 한두 잔 마시고
커피도 몇 잔쯤 마셔야지
일만 하자고 이 세상까지 왔겠는가
바닷가도 하루 이틀 거닐고
사랑도 몇 날은 해봐야지
이 말만 하자고 이 세상까지 왔겠는가
꽃도 한두 송이 피우고 별도 몇 개쯤 닦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