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가 떴다. 낯익은 이름이다. 사십 년 지기 친구다.
언뜻 보고는 부모상이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본인 상이었다. 너무나 뜻밖인지라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친구의 장례식장에 갔다. 돌연사였다고 한다.
영정 앞에 서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너무나 해맑고 건강한 모습이라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어지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자주 술자리도 같이 했었는데
요 몇 년 사이 서로 연락이 없다가
몇 달 전 친구가 먼저 카톡을 보내왔었다.
술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잘 살고 있다며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 7월 초쯤 밥을 사겠노라 했던 친군데.
결국 친구가 산다는 밥 대신 친구의 영정 사진이 걸려 있는
장례식장에서 밥을 먹게 되다니...
사실 친구로부터 밥 산다는 연락이 없어 의아했었다.
무슨 일이 있나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다.
내가 먼저 전화를 하면 친구가 부담스러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내가 연락을 했어야 하는 건데,
이 스마트폰 시대에 문자조차 보낼 생각을 안 했으니.
이제 더 이상 친구를 볼 수 없게 되다니, 후회막급이다.
장례식장을 나서기 전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니
사진 속 친구가 다정하면서도 근엄하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죽음은 삶의 마지막 숙제를 끝낸 것이니 너무 애달파하지 말라고.
죽음이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니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무엇보다 '다음'이라는 시간은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지금 주변의 사람들을 더 사랑하며 살라고.
술 취해도 늘 바른 말만 하는 친구였다.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친구는 죽어서도 친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