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광모, <나는 배웠다>·<가장 넓은 길>

by 길벗


심리치유 관련 일을 하는 이명수 선생은 시를 치유적 관점에서 본다.

그는 시인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스스로 느끼는 대로 시를 받아들인다.

필요할 때 자기 느낌대로 읽다 보면 시가 목숨의 동아줄이 되고

잠자리가 편한 베개가 되는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갈파했다.

그런 그가 시를 이렇게 정리했다.

"시는 그 자체로 부작용 없는 치유제다."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감동을 주는 양광모 시인.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쉽게 읽히면서도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까닭 모르게 기분이 침잠되거나 삶이 권태로울 때

양광모 시인의 시집을 꺼내보는 것도 좋겠다.

분위기 전환에는 그만이다.


나는 배웠다

- 양광모


나는 몰랐다

인생이라는 나무에서

슬픔도 한 송이 꽃이라는 것을


자유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펄럭이는 날개가 아니라

펄떡이는

심장이라는 것을


진정한 비상이란

대지가 아니라

나를 벗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인생에는 창공을

날아오르는 모험보다

절벽을 뛰어내려야 하는

모험이 더 많다는 것을


절망이란 불청객과 같지만

희망이란 초대를 받아야만

찾아오는 손님과 같다는 것을


12월에는 봄을 기다리지 말고

힘껏 겨울을 이겨 내려

애써야 한다는 것을


친구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가 도와줘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군가를 사랑해도 되는지

알고 싶다면

그와 함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된다는 것을


어떤 사랑은 이별로 끝나지만

어떤 사랑은 이별 후에야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시간은 멈출 수 없지만

시계는 잠시 꺼둘 수 있다는 것을


성공이란 종이비행기와 같아

접는 시간보다

날아다니는 시간이

더 짧다는 것을


행복과 불행 사이의 거리는

한 뼘에 불과하다는 것을


삶은 동사가 아니라

감탄사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인생이란 결국

배움이라는 것을


인생이란 결국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사랑하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라는 것을


인생을 통해

나는 내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가장 넓은 길

- 양광모


살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원망하지 말고 기다려라


눈에 덮였다고

길이 없어진 것이 아니요

어둠에 묻혔다고

길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빗자루를 들고 묵묵히

눈을 치우다 보면

새벽과 함께

길이 나타날 것이다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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