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대명사를 줄이자

by 길벗


어제 마트 가서 사 온 그거, 저 안에 있나?

아니, 그거 냉장고 안에 있어요.

지난번 갔었던 동해안 거기, 요즘도 괜찮을까?

거기가 어딘데?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신경을 써서 말을 하지만

집 안에서는 별생각 없이 고민 없이 말을 쏟아내기 일쑤다.

어떤 사물이나 장소의 이름이 생각 안 나면

이거, 저거, 그거나 여기, 저기, 거기다.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의사소통하다 보면

분명 뇌가 쪼그라들 것만 같다.


지시대명사를 줄여야겠단 자각이 일었다.

특히 가장 대화를 많이 하는 상대인 아내에게

말하기 전 문장을 다듬어

쑥떡은 쑥떡으로 찰떡은 찰떡으로 표현해야겠다.

아내에게도 그렇게 하자고 일렀다.


나이 들수록 생각을 말이나 글로 풀어내기가

어려워진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알고 있는 어휘가 지극히 한정되어 있고

기억력 감퇴도 무시 못 한다.

머릿속으로 신중하게 단어를 찾아가며 말을 해야 하는데

그냥 내뱉기만 하는 습관도 한몫한다.


적확한 단어에 갈증을 느끼고 이를 찾아내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석회화처럼 굳어가는 뇌가 좀 말랑말랑해지지 않을까.

우선 지시대명사부터 줄여야겠다.

SE-d7a8c9d3-6ae2-4a68-a68c-caa4b2ddaa81.jpg?type=w1 소남이섬의 배바위(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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