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가는 낙엽을 보면서도 박장대소하듯 나는 별것도 아닌 것,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들에 종종 호기심과 매력을 느낀다. 열매에 맺힌 빗방울(에서 김창열의 작품 '물방울' 연작과 표면장력을 떠올린다), 하수구나 벽돌 틈 사이에 뿌리내린 풀꽃(생명의 경외에 감탄한다), 햇살을 머금어 찬란한 빛을 발하는 시든 이파리(햇살 머금은 잎을 보고 반한 미켈란 젤로를 생각해 본다), 비 온 뒤 주변의 풍경이 비치는 물웅덩이(우중 산책의 즐거움), 이른 봄의 무논(그 어떤 설치미술보다 더 아름답다)과 초가을의 황금빛 들판(단풍보다 더 이르고 더 아름답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담쟁이(오헨리의 '마지막 잎새'), 한겨울에 더 붉은 남천(세한연후지 남천歲寒然後知 南天)..... 이런 풍경 앞에서는 쉬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연신 감탄을 거듭하게 된다.
카피라이터 박웅현 선생은 그의 저서 <여덟 단어>에서 이렇게 설파했다. "위대한 장면도 감상을 하지 않았다면 사소한 것이고, 사소한 장면도 감상을 하였다면 위대한 것이다."라고. 개인의 취향 문제이긴 하지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사물을 대하다 보면 사소한 것이 하나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나도 안목과 감수성을 키워 그저 '보기만 하는' 수준을 넘어 '감상' 수준에 다다른다면 이 또한 나의 몇 안 되는 능력이 되리라 본다. 그렇게 된다면 그 대상이 글감이 되고 동시에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겸허해지고 삶이 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이참에 감상도 하지 않고 놓치는 위대한 장면이 없는지도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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