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밖에 위로할 수 없다.
- 양귀자, <모순> 중에서
내 속내를 들킨 듯도 하다가
작가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인간은 다 똑같구나 싶다.
아, 그런데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정말 지질하게도 나는,
친구들이 아프다고 하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너도 아프구나 싶어
묘한 열등감이나 불행이 해소되며
위로와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내가 동창 모임이나 또래들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내 몸 어디가 안 좋으면 술 힘을 빌려
나는 요즘 이런 병 때문에 골치 아프다며
은근슬쩍 친구들의 병 이야기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때 나도, 나도 하며 나랑
흡사한 수준의 병을 지니고 있는
그 친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예전에는 술값 잘 내는 친구가
의리가 있다 여겼는데
요즘은 아픈 친구한테
가장 진한 우정을 느끼게 된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정에다 동병상련의 정까지
더해지니 오죽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