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하고 천편일률적인
말과 글이 넘치는 세상,
상황에 따라 삶에 재미와 활력을 보태 주는
위트와 유머 가득한 말을 하고
글을 쓸 수는 없을까, 자주 고민한다.
생각을 약간이라도 비틀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뇌도 조금은 말랑말랑해지지 않을까.
오래전 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의외의 광경과 맞닥뜨렸다.
재학생의 송사가 끝나고 졸업생의 답사 차례.
졸업생 대표의 행동이 걸작이었다.
"제가 종이 한 장에 답사를 적어왔는데
이런 글이 무슨 의미나 재미가 있겠습니까.
답사 대신 차라리 노래 한 곡 부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더니 종이는 구겨 넣고
노래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것이었다.
참석한 학부형들은 물론
모든 이들의 앙코르가 터졌다.
친구 아들 결혼식에서
재미난 장면에 박장대소했다.
신랑 신부가 서로 상대방에게 바치는 글을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다.
먼저 신부.
저는 술꾼인 남편을 위해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그리고 그에 알맞은 안주를
부족하지 않게 늘 준비해 놓겠습니다.
다음은 신랑.
저는 저보다 더 술꾼인 아내를 위해
바깥에서의 음주를 자제하고
집에서 아내와 함께
자주 마시도록 하겠습니다.
폭소가 터졌고
어서 식이 끝나기를 바라던 하객들이
다음 순서에도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면
대개 '김치!' 아니면 '하나 둘 셋, 찰칵!'이다.
내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나는 하나 둘 셋을 넘어 여섯 일곱에 찰칵!이다.
대개 하나 둘 셋까지는
조금 긴장한 듯 표정이 부자연스럽다.
셋을 넘어 넷 다섯을 지나면 사람들이
아니, 이 사람 왜 이래?
예상치 못한 나의 행동에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 여섯 일곱...
늘어지면 모두 박장대소하기 마련이다.
그 순간 찰칵!이다.
'김치' 대신 '멸치, 시금치, 충치'도 가끔 써먹는다.
명절이나 연말연시의 단체 문자도 그렇고
건배사도 스스로 작사 작곡해 봄이 어떨지.
나의 옛 직장 동료인 S군은
시인이자 마술가답게 이렇게 건배사를 한다.
"♬천만 번 또 들어도 기분 좋은 말~♪
이라고 선창하면
일행이 따라서 "사랑해~"라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오늘도, 내일도 '즐거운 오늘'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