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아요"라는 언어 습관에 대해

by 길벗


경기가 끝난 후 그날의 MVP가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동료들도 저를 많이 도와줬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우리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은 거 같아요".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너무나 자주 듣는다. 방송에서도 일반 대화에서도,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지만 특히 젊은 층에서의 사용 빈도가 훨씬 높다. 명백한 사실에도 약간은 애매하고 자신 없는 투의 '같다'를 갖다 붙이거나 또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에 '같다'라는 말을 쓰는 건 상당히 어색하게 들린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에 확신이 없어서, 틀릴 가능성에 대비한 빠져나갈 구멍을 확보해두는 자기방어기제가 아닐까란 추측도 해본다. 그것도 아니면 분명한 확신을 말하는 게 서툴러서일 거다. 자기주장을 내세우기보다 감추는 겸손의 자세를 미덕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오랜 습관 탓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나친 겸손이다. 겸손도 지나치면 자기 비하가 되고 비굴하게까지 보인다. 이런 말투는 무게감이 떨어져 공감은커녕 신뢰를 얻지 못한다. 어떤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지, 어떤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지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주눅 들지 말고 당당한 언어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 이어령 선생은 그의 저서 <스피치 스피치>에서 이렇게 갈파했다. "옛날에는 돈의 힘, 칼의 힘, 권력의 힘이었는데 요즈음은 말의 힘, 즉 워드 파워(Word Power)라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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