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농사를 아주 성공적으로 잘 지었다고 소문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아들로 말할 것 같으면 최고의 인기 직업에다, 바쁜 와중에도 각종 매체에 글도 활발하게 기고하고 TV 출연도 한다. 그 친구에게 누군가가 말했다. 훌륭한 아들 둬서 참 좋겠다, 부럽다고. 그 친구 왈. 야, 말도 마라. 걱정이 태산이다. 잘나가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아비인 자기한테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란다. 외려 걱정투성이란다.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도 얼굴 보기 힘들고 그놈의 명성 때문에 정치판에 휩쓸려갈지, 또 어떤 사건 사고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될지 몰라 늘 노심초사란다. 차라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아주 평범한 아들 같으면 걱정을 덜 할 텐데...
고심과 고뇌에 찬 친구의 말을 듣고 우리는 부러워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당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특별난 사람이 잘 사는 게 힘든 세상이다. 뉴스를 장식하는 사고 치는 이들을 보면 대개 화려한 스펙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정철 작가의 <인생의 목적어>를 읽다 보면 꼭 그렇지 않은데 하면서도 다시 묘하게 설득되는 기분이다.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히 행복한 상태를
'보통'이라 한다.
보통의 가정 출신으로,
보통의 대학을 나와,
보통의 회사를 다니고 ···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범하다, 드러날 게 없다,
드물지 않다, 흔히 볼 수 있다는
뜻을 지닌 보통이라는 단어를
수도 없이 붙여야 하는 인생.
이런 인생을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축복받은 인생
보통을 사는 사람보다
보통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보통이 축복입니다.
보통이 특별입니다.
- 정철, '인생의 목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