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을 걸으며
4월은 꽃 풍년의 계절
목련꽃, 매실꽃, 복사꽃, 개나리꽃, 벚꽃이
방황하는 벌떼를 유인하듯
본연의 향과 멋으로 잔뜩
치장하고 서 있다
어우러진 꽃동네를 찬찬히
돌아보노라니
어지럽던 현실의 소음에서 멀어지고
복잡하게 끓어오르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은 채
4월의 노래를 떠올린다
목련꽃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책을 읽던 시인을
한때는 비난했었다
혼자만 부르조아적 삶을
즐기는 모습이 역사 속에서
시름하던 조상들을 배신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복잡한 마음과 머리를 잠시나마
자연에 기대어
치유하고 싶었던 시인의 모습을
떠올린다
땅바닥으로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꽃잎들 사이를 걸으며
나도 모르게 4월의 노래를
흥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