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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eong May 25. 2022

탈출하여라!

구속된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화창한 오월의 봄날이다.  산책로에 토끼풀이 여기저기 파릇파릇 돋아있다.  초록으로 물든 세상에서 아카시아꽃 향긋한 냄새가 풍겨 나니 새삼 울적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기는듯하다.


세상은 온통 뭔가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이 부자유스러워 보인다. 아니 내 마음이 얽매인 듯 답답하기 때문일 거다.  나는 돈과 인연이 없다. 애초에 돈을 멀리 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다. 남들은 똑같은 일을 하고도 엄청난 대가를 받는데 나는 그저 대가는커녕 칭찬받는 것조차 부끄러워한다.


나는 돈과 자유를 선택하라면 아직도 자유를 택할 것이다. 이런 나의 성향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돈이 최고인 세상이 아니던가! 자본주의  물질만능시대에 돈을 멀리 한다는 건 삶을 포기한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돈이라는 것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돈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이 시대에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자본이라는 도구로 사람들을 노예화시키는 돈의 순환고리를 끊어야 한다. 수단을 목적으로 탈바꿈시킨 자본가들의 악랄함을 싹둑 잘라내야 한다. 소수의 자본가들이 다수의 빈곤층을 농락하고 있지 않는가! 부지불식간에 농락당하는 순진한 다수들을 탈출시켜야 한다.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나를 구속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때로는 매일매일의 일상이 나를 구속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위해 밥상을 차리고, 누군가를 위해 수고를 해야 하는 일상이 말이다.

내 삶을 가장 옥죄는 것은 삶의 현실이다.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란 곧 생계를 일컫는 말이다. 생계를 잇는다는 것은 돈의 역할이다. 다시 말하면 돈을 생성시킬 능력이 없으면 현실이라는 것이 나를 압박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돈 때문에 밥을 먹지 못하고 또 누군가는 돈 때문에 학위를 얻지 못하며 또 누군가는 돈 때문에 자식으로부터 홀대를 당하기도 한다.

하여 나도 이제 돈이란 놈을 따라가 볼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필요한 만큼의 돈을 내 손아귀에 거머쥘 수 있을까?

어떤 지인은 주식을 사라고도 하고 부동산 투자가 기본이라고도 하며 로또복권이라도 사라고 한다. 나처럼 돈 냄새를 못 맡는 지인들은 열심히 몸을 쓰는 막일이라도 하던지 식당에 가서 설거지라도 하란다.  하... 그런데 지인들이 해준 조언들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나 내키는 일이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일단 복권이라도 사볼까나?


현실적이지 못한 일상에서 탈출하려고 노력 중이다. 1일 단기 알바를 선택했다. 돌봄이나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곳에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하면서 드는 생각이 '이래 가지고 어느 세월에 돈을 축적하나?'이다.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하는 정도지... 그래도 일하지 않으면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으랴. 컴퓨터 앞에서 책상머리에 앉아서 빈둥대던 일상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시도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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