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아침

하얀 눈이 쌓였네

이른 아침 창문을 여니 하얀 눈이 내리고 있다. 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릴 적마다 온통 눈 파편이 튄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왠지 이런 날엔 벽난로에 고구마라도 구워 먹고 싶다.

창문 밖으로 눈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허허로운 상상에 잠기는 동안 끊임없이 내린 눈이 나뭇가지마다 하얀 옷을 입혔다. 온 세상이 설경 천지가 되었다.

눈 위에서 뒹굴며 썰매 타고 눈싸움하기에 딱 좋은 광경이다.  하지만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소리 없이 흩날리는 눈발들 사이로 자동차 달리는 소리만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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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아침에 여유를 부린다. 커피 향 모락모락 올라오는 머그잔을 손에 든 채, 오늘 같은 날은 내근으로 안전하게 일하는 게 좋겠지?라고 생각하며 하루 업무 일과를 생각한다.

자동차 운전이 필요한 외부 업무는 눈이 그친 날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하루 업무 중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나로서는 오늘 같은 여유가 고마울 따름이다. 하얀 눈이 주는 선물이라고나 할까?

뜨거운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 모금씩 삼키는 맛이 오늘처럼 달달했던 날이 언제였던가!

누군가 눈 위를 걷는 모습을 보며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줄 달린 벙어리장갑을 끼고 눈을 뭉쳐서 눈사람 만들던 추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주먹만 한 눈 뭉치를 만들어 짓궂게 눈싸움하던 개구쟁이 시절도 떠오르고 발자국을 만들며 누가 더 발이 큰지 비교도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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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아침엔 마음이 설렌다. 혀를 내밀며 기분이 좋다고 표현하는 강아지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곱게 쌓인 하얀 눈을 보고 있으면 천사들이 내려와 복주머니를 줄 것만 같다.

썰매 탄 루돌프 사슴들이 선물 실은 마차를 타고 내려올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애 같은 심정이 되어 자꾸만 마음이 들뜬다.

하얀 눈이 좋은 이유는 온 세상을 순식간에 덮어주기 때문이다. 눈 덮인 길목은 온갖 더러운 오물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쓰레기 더미도, 강아지똥도, 술 취한 사람들이 토하고 간 배설물도 모두 하얀 눈 아래로 항복하고 말았다.

교만하고 악하던 것들이 하얀 눈으로 덮여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꼴이라니...

거짓과 가짜들로 가득 찬 이 세상도 하얀 눈처럼 권위가 있는 진실들에게 항복하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