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사계(봄)
아침부터 모든게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출근하자마자 업무 준비를 하는데 자료가 담겨있는 USB를 집 PC에 꼽아두고 그냥 나온 것이다.
헐레벌떡 눈에 레이져 광선이 나가도록 뚫어져라 모니터를 주시하며 다시 정리를 하지만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은 계속해서 비상벨이 울린다.
점심엔 마음 좀 풀어보려고 친구와 저녁약속을 잡을까?
보내는 카톡마다 다 거절이다.
아이고.
점심을 먹으면서도 여기저기서 찾아댄다.
‘아... 오늘은 운명적으로 꼬이는 날이구나.’ 싶었다.
오후엔 프린터가 나를 조롱하듯 먹통이 된다.
뭔가 고쳐보려 뜯어서 이것저것 만져보아도 손에 프린터 잉크만 한움큼 뭍을뿐 결국에는 고장이다.
커피를 마시다 ‘툭!’ 하더니 셔츠위에 라떼 아트 완성!
그 순간 진짜 꽈배기처럼 꼬이고 또 꼬였다.
답답한 마음으로 책상에 한숨을 쉬는데, 사무실 책상에 놓은 진짜 ‘꽈배기’가 눈에 들어왔다.
달달한 설탕 가루가 스멀스멀 뿌려져, 노릇하게 꼬여있는 모습.
갑자기 내모습이 연상된다.
‘그래~ 꽈배기는 꼬여있어야 맛있잖아?’
안 꼬였으면 그냥 평범한 추러스 또는 막대기빵 아니였을까?
그 생각이 드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마음을 살짝 풀고, ‘뭐 이런날도 있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다잡는다.
그리고 남은 하루를 꼬였던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보낸다.
그제야 깨달았다.
하루를 망치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었다는 걸.
꽈배기처럼 조금 꼬여도, 그 안에 설탕 같은 긍정이 뿌려지면 오히려 달콤하고 재미있는 하루를 보낼수 있는 것이다.
꽈배기를 먹으며 다짐한다.
꼬여도 맛있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