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자식과의 거리

내안에 사계(봄)

by 염상규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태어나 처음 내 품에 안겼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너를 두었다.
내 심장 소리가 그대로 전해질 만큼, 네 숨결과 체온이 느껴질 만큼.
그때의 너와 나는 한치의 틈도 없는 존재였다.
네가 자라면서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고, 세상을 배우기 시작하니 그건 너의 세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내가 응원하는 시간을 기다려 주지 못하고 독촉하며 몰아간게 아닌지 미안하구나.
이제, 네가 군에 가 있는 지금 우리는 그 거리의 끝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거리는 멀어졌는데, 내 마음 속 너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지고, 더 가까워졌다.
네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지, 또 얼마나 꿋꿋하게 버티고 있을지 생각하면 이 아비의 가슴이 시리고도 자랑스럽다.
아들아, 군 생활이 힘들 때마다 기억하거라.
너는 언제나 나의 자랑이고, 나의 기쁨이다.
네가 지친 하루를 마치고 하늘을 올려다볼 때,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달빛 아래서 아비가 널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남은 군 생활 동안 다치지 말고, 네 건강과 웃음을 지키면서 잘 보내다오.
집 문 앞에서, 예전처럼 네 발걸음을 기다리는 아비가 있다는걸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국군장병 아들 딸들에게
언제나 네 편에서 너를 기다리는 모든 아빠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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