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사계(봄)
한 구석에 묵혀 있던 자전거를 꺼냈다.
오래 쌓인 먼지를 털어내니, 바퀴와 체인 속에 갇혀 있던 햇빛이 다시 깜박거리는 듯했다.
페달을 밟는 감각이 이렇게나 오랜만이라니.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오래된 나와 새로워진 내가 동시에 달리는 기분이 들었고,내 몸은 금방 예전의 전성기 컨디선을 기억해 냈다.
골목을 지나 강변길로 나서니, 길 위에 깔린 햇살이 나를 환영한다.
집안 책장 한쪽에는 나를 오래 기다린 책들이 손짓한다.
표지에 뭍은 먼지를 닦아내고 페이지를 넘기며 잊고 있던 문장들에 숨을 불어넣는다.
신학기를 맞은 대학 캠퍼스는 강의실을 오가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가볍고 빠르며, 웃음소리와 인사말이 주변을 가득 채운다.
꽃바람이 흩날리는 길목에서, 누군가는 새 친구와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새 다이어리에 새로은 일정을 기록한다.
그 활기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가벼워지고, 마음 한견에서 “나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자전거의 페달, 책장의 페이지, 그리고 캠퍼스의 웃음소리까지.
모두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새로운 길 위의 신호였다.
봄은 그렇게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한다.
새로운 길 위에 새로운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