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사계(여름)
아침 창문을 열자, 온 세상을 가득 채운 여름의 빛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금빛 가루같은 햇살이 공중에 머물며, 공기마저 반짝였다.
여름 햇빛은 단순히 세상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흔들어 깨우는 힘이 있다.
그 빛을 받는 순간, 하루는 이미 경쾌하게 시작된다.
마치 오늘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처럼.
거리에 나서면 햇살 속에서 제 색을 마음껏 뽐내는 사람들을 만난다.
반팔 티셔츠와 원피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그들의 표정에는 빛을 향한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져 있고, 햇빛은 머리카락 끝에 부딪혀 반짝이며,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차창을 내려놓은 자동차 속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자전거 바퀴는 햇살을 가르며 반짝인다.
그 위로 부드러운 바람이 장난하듯 스쳐 지나간다.
공원에는 여름만의 활기가 가득하다.
나무 그늘 아래 펼쳐진 돗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나누는 가족, 시원한 음료를 손에 들고 친구와 수다를 나누는 청춘들, 그리고 풀밭을 가로지르며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 웃음은 햇빛처럼 맑고 경쾌하다.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문 아이의 입가에 묻은 크림조차 여름의 장식처럼 사랑스럽다.
햇빛은 사람들을 자연스레 서로에게 가깝게 만든다.
커페 에서는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나른한 오후를 즐기고, 거리의 버스킹 공연 앞에는 군중들과 햇빛이 뒤섞여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
여름의 빛은 모든 것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나뭇잎의 결, 사람들의 표정, 건물 벽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색감까지.
그 속에서 사람들은 더 많이 웃고, 더 멀리 바라본다.
어제의 피로나 작은 근심은, 햇살 속에서 서서히 녹아내린다.
나는 이 계절이 좋다.
햇빛이 나를 바깥으로 이끌어내고, 세상과 나를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계절.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이야기들은, 이렇게 눈부신 햇살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나는 그 이야기의 한 그림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 웃음 속에는, 나를 비추는 여름의 햇살과 그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내 사람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