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
앞도 못 보고,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얇은 균열 위를
맨 살로 버티고 선다.
허탈한 마음,
냉소 같은 하늘 아래
날개를 펴는 순간
죽음은
손가락으로 눌러보는
약한 막처럼 느껴질 뿐이다.
추락해도,
짓눌린 채 누워 있어도
아픔의 총량은 같았다.
그 사실이
묘하게 고요했다.
나아가자.
엔트로피는
질서 앞에서
미세하게 떨린다.
그 떨림은
뼈 속으로 스며드는 금처럼
천천히 번져가고,
가학적인 무질서는
막이 터지는 소리 없이
그러나 분명히
갈라져 사라진다.
갈라진 틈의 가장 끝에서
가장 약한 하나가
가장 강한 모든 것을
뒤엎는다.
세계는
그 뒤집힌 방향으로
조용히 역류하며
자기 얼굴을
다시 한 번 뜯어 고친다.
말할 필요 없다.
심장이 고동 친다.
이미 시작되었다.
-2026년 이란 반정부 시위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