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류품 보관소

by 김태광수

혼잡한 지하철에
거창한 사건이 벌어졌다.
늙어 썩은 시체들이
이 곳으로 흘러오곤 한다.
인간이란 것 빼고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였다.
애도할 자리조차
피하고 싶었던 그 절박함엔
감흥이 없다고는
감히 말할 자신이 없었다.
일상적이고도
잔혹하기 그지없는 무관심.
돌아 볼 죄책감
지나치듯 냉담하지 않았다면
하수구 같은 지하속
쥐새끼처럼 버티질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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