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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Jun 12. 2024

드디어 앞으로 나가기 시작

수린이 1-4일 차

수영을 배운 지 드디어 일주일째다. 정확하게 말하면 공휴일과 휴무일이 겹쳐 4일 차다. 첫날, 물 공포증이 있는 상태로 자의적으로 머리를 물에 담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물에 잠기는 그 느낌이 너무 싫어서 물이 싫은 것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를 담가야 물에 뜰 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상체에는 폐가 있기 때문에 몸을 뜨게 만든다고 한다. 도구를 이용해서라도 물에 뜨는 느낌을 느끼니 신기했다.


수영을 배우기 전에는 일단 물에 뜨기만 하면 자연스레 수영이 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물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서는 호흡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많이들 말하는 '음파'가 호흡법을 연습하는 방식이다. 그냥 숨을 참고 쉬면 되는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숨을 물속에서 오랫동안 참는 것도 쉽지 않고 숨을 많이 내쉬면 몸이 가라앉기 때문에 빨리 숨을 내뱉고 마시고 다시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리고 물에 턱이 닿는 정도까지만 얼굴을 들어야하는데 잘 안 된다. 물이 무섭고 숨을 빨리 쉬고 싶어서 많이 들어올리게 되면 몸이 가라앉게 된다. 첫날부터 수영이 재미있을 줄 알았으나 물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그런지 재미있진 않았다.


둘째 날,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해서 앞으로 나가는 걸 시도해 봤으나 숨 쉬는 것도 힘들고 계속 가라앉게 돼서 앞으로 나가질 않았다. 강사님께서 나의 머리가 계속 물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 걸 발견하시고는 물에 머리를 집어넣는 연습부터 하시라고 하셨다. 세 번째 날에는 벽을 잡고 호흡하며 발차기만 했다. 발차기를 할 때에도 발을 쭉 펴서 들어 올렸다 내려야 하는데 계속 구부리게 되었다. 이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든 네 번째 날에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했는데 드디어 앞으로 나가졌다. 세 번째 날까지 '나는 킥판을 잡고 언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우울했는데 벽 잡고 발차기를 시키신 거에는 이유가 있었다. 기본기를 익히며 몸이 적응한 상태로 킥판을 잡으니 수월하게 되었다. 드디어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수영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나아가면 끝인 줄 알았으나 또 다른 관문이 나타났다. 팔을 돌리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팔을 돌리는 과정에서도 발차기와 마찬가지로 팔꿈치를 계속 구부리게 되었다. 팔이 통나무라 생각하고 어깨를 돌려한다. 팔 돌리기를 해보니 수영을 하면 상체가 좋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물밖에서 어깨 돌리기만 해도 엄청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직 도구 없이 물에 뜨는 건 안 되지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자유형 마스터 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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