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1. 오늘 폐업하는 식당
Saturday, November 30, 2024
11월 마지막날..오늘은 직장 동료들과 라면 데이트를 한 날이다. 미루고 미루어지다가 우연찮게 11월 마지막날을 그들과 함께 보냈다.
얼마 전 일본인 동료가 라면 먹으러 가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다. 생뚱맞기는 하지만 원래 생뚱맞은 친구라 언제가 될지 모를 약속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동료가 우리 부서로 찾아오더니 라면 먹으러 언제 갈 거냐고 믈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이 친구랑은 라면 먹으러 간다도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이 친구는 어떻게
나와 일본인 친구가 라면 먹으러 간다는 것을 알았을까? 아까 말했듯이 그 생뚱맞은 친구가 이 동료도 초대한 것이다. 어차피 서로 다 친한 동료들이라 누구랑 가든 상관없었지만 전혀 새롭게 구성된 멤버로 모임을 가진 적이 처음이라 당황하긴 했다. 그 애도 언젠가 한 번은 같이 놀고 싶었던 동료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일본인 친구가 추천한 일본 라면집을 가기로 해서 그 라면집 웹사이트를 찾아봤다. 첫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팝업창 하나가 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이 라면집 마지막날이었던 것이다. 장사가 안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문을 닫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늘의 모임이 좀 특별하게 느껴졌다.
항상 직장에서 보는 동료들이지만 따로 긴 얘기를 할 시간이 없었기에 이번에 이렇게 사석에서 만나 라면도 먹으면서 수다도 떨고 가십도 떨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본인, 한국인, 폴란드인. 이번에 일본 라면집을 갔으니 다음엔 한국 바비큐집을 가기로 구두로 약속을 했다. 근데 밴쿠버에 폴란드 음식점이 있었나? 그 친구는 알겠지. 두 친구 모두 그 라면집 단골인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많이 아쉬워하더이다. 맛은 있더라. 근데 마지막에 각자 계산을 하는데 내가 먹지도 않은 맥주 한잔이 내 영수증에 올라가 있었다. 폴란드 친구가 마신 건데 그냥 내가 계산해 줬다. 그랬더니 고마워하더이다. 뭘 이런 걸 가지고. 잊지 말고 다음엔 네가 내줘야 한다. bro.
오늘의 픽: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