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nya J Nov 22. 2023

그래픽 디자인 수료증 받다

밴쿠버 생존일기


#그래픽디자인수료증 #academy_leanring_of_career_college



새해가 시작하기 전에 항상 #Resolution을 세우는데  한 해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나만의 노력이다. 2022년 12월쯤에 이민자들을 지원하는 한 단체인 Progressive Intercultural Community Services Society (PICS)에서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취업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여러 프로그램 중에 그래픽 디자인 디프로마 프로그램도 있었다. 한국에 있었을 때 편집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력이 있던 나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캐나다에 있으면서 일 외적으로 뭔가를 배우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 또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에 선뜻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온라인 강의도 지원하면서 무료로 제공하는 취업프로그램이기에 새해 목표로 정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이긴 하나, 취업보다는 보통 오후에 출근하는 나에게 오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 혹시 모르지 않는가, 나중에 프리랜서로 그래픽 디자인 잡을 구할지.



정부에서 취업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기에 특히, 영주권, 시민권자들에게만 이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나름 college에서 공부하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 영어실력이 되어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IELTS나 CELPIP 같은 영어 시험 점수도 제출해야 한다. 다행히 나에게는 캐나다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기에 점수는 따로 필요 없이 신청할 수 있었다.  <캐나다 무료학교>참고


그렇게 해서 Academy Learning of Career College에서 6개월간 그래픽 디자인 강의를 들었다. 최소 일주일에 35시간을 채워야 했다. 온라인 수업이긴 하지만 출석시간도 채워야 하기에 대충 들어서는 안될 것 같았다. 보통 대부분 사람들은 무료라고 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 성격상 한번 시작한 일은 제대로 마무리를 지어야 직성이 풀리기에 나름 열심히 강의를 들었던 것 같다. 정해진 기간 동안 끝내야 하는 분량이 있기에 밀리지 않고 순서대로 강의를 들어 나갔다. 각 강의마다 시험이 있기 때문에 시험 또한 신경 써야 했다. 원래 내 목표는 남은 내 시간을 활용하는 취지에서 시작한 수업이었는데 어느 순간 수험생이 되어 버렸다. 학창 시절의 내 모습이 떠 올랐다. 시험 본다고 하면 아주 열을 내서 공부했던 나의 모습.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구나..



결정적으로 왜 내가 이 프로그램을 선택했냐면 캐나다 온 이후로 그래픽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거의 사용할 기회가 없어 무뎌진 내 실력을 다시 한번 되찾고 싶어서였다. 물론 수업을 받는 동안은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인디자인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에 그 기간 동안은 자유롭게 개인 작업도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나는 디자인에는 소질이 없다. 뭔가를 창작하는 재능은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는 재능이 없다 하겠다. 하지만, 모방하는 기술을 타고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매 강의마다 주어진 과제는 나에게는 껌이었다.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짜깁기 하는 내 기술은 매 시험마다 좋은 점수를 받게 해 주었다. 물론 실제 필드에서 이런다면 씨도 안 먹힐 일이지만, 그저 학교 숙제에 불과했기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기면서 작업을 했다.



그렇게 2023년 2월부터 8월까지 디프로마에 해당하는 모든 커리큘럼을 마치면 3주 동안 인터쉽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준다. 필자도 인터쉽을 받을 곳에서 인터뷰까지 마치고 3주 동안 인터쉽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3주 동안 휴가를 받아야 풀타임으로 인터쉽을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무급으로 인터쉽을 받는 것이기에 아직 디자인 필드에서 취업할 의향이 없는 나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실습일 것 같아서 인터쉽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미래를 위해 받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만으로도 만족하기에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쨌든, 완주는 했다. 그걸로 만족한다.


벌써 11월이다. 연초에  "12월 31일 날 읽어봐"라고 적어놓은 타임캡슐 쪽지가 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내용 중에 그래픽 디자인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왠지 그 내용은 실현이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2023년도 목표였던 그래픽 디자인 수료증. 그 목표는 이루었다. 뭔가를 해냈다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참 뿌듯하다. 나의 캐나다 생활은 이렇게 하나하나 뭔가를 이루면서 나아가고 있다. 이제 슬슬 2024년도 목표를 정해야 할 시간이다. 목표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네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너무 기대된다.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