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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발해 주는 날

EP106. 나는 전담 이발사

by Sonya J

Sunday, February 23, 2025


팬데믹 이후로 남편 이발은 내가 해주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shaver 하나 구매해서 이발을 해주었는데 이렇게 어느샌가 나는 그의 전담 이발사가 되어 있다.


항상 남편 이발하러 갈 때 따라가곤 했었는데 보기에는 장말 쉬워 보였다. 사실, 스타일리시하게 자르지 않는 이상은 어려울 게 없다. 말 그대로 그냥 밀어버리면 되니까. 남편과 연애할 당시에 우리 남편도 머리숱이 꽤 있었다. 근데 슬슬 탈모가 시작돼서 지금은 옆머리는 정상인 머리숱인 거 비해 지금 정수리 쪽 점점 비어 가고 있다. 장난으로 내가 속아서 결혼했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 머리를 깎을 때는 어려울 게 없다. 완전히 삭발하듯이 밀어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옆머리를 싹 밀어버리면 그나마 정수리 부분이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까지 보인다. 머리가 기르면 기를수록 정수리머리가 빈약해버여서 확 밀어버려야 탈모처럼 안 보인다.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신기하게 남편의 머리카락은 상당히 빨리 자란다. 지난 1월 1일에 잘랐는데 거의 두 달 만에 덥수룩하게 자랐으니 말이다. 본인이 깎아도 될 것 같은데 꼭 나안테 부탁한다. 그래도 이렇게 직접 잘라주니까 이발비는 아끼는 거 아닌가. 캐나다에서 남성 이발 비용은 여성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그래도 팁까지 줘야 하기에 최소 $30불은 내야 한다. 그걸 생각하면 귀찮아도 내가 해주는 게 남는 장사이니. 이로써, 남편은 내가 없음 아무것도 못하기에 내가 이 집안의 서열 1위란 것을 증명했다.


오늘의 픽:

소요시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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