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길(2):비자 연장

학비 리펀 받기

by Sonya J

시간이 별로 없었다. 비자를 연장을 해야지만 캐나다에 더 머물 수 있는데...

학교가 사라졌다는 말은 나 말고도 피해 본 학생들이 더 있다는 소리다. 그 친구들도 나와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 또 다른 유학원을 찾기 시작했다. 밴쿠버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우밴유라는 곳에서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그쪽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어서 담당 학생들의 학교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학비를 리펀을 받아야 했다. 전에 언급했던 학비를 리펀 받을 수 있는 기관인 PTIB라는 곳에 클레임을 보냈다. 하지만 학비를 돌려받으려면 여러 증거 서류들을 제출해야 했다.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서류들은 다 한국어로 된 서류들이기 때문에 영어로 번역을 해야 했다. 그 당시 나의 영어로는 엄청난 한계였기 때문에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모든 소통은 이메일로만 가능했기에 사실상 거의 포기 상태였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이메일 내역. 보낸 이에 보이는 숫자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메일이 오갔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기다리는 동안 다시 비자 연장을 해야 했다. 지금 내 상황에서 또 다른 코업비자를 받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시 학교를 등록하는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1년짜리 비자를 다시 신청했다. 그때 당시 입학금이 $5200 달러였다. 어쩌면 이럴게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 캐나다로 출발했을 때 나의 목표는 1년 이상 캐나다에 머무는 것이었다. 이미 1년이란 시간을 채워가고 있을 때, 나는 결정해야 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님 계속 캐나다에 머물 것인가. 나는 계속 머무는 것을 택했고, 그 방법으로 학교를 다시 등록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그렇게 2017년 9월, Arbutus college에서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내심 불안했다. 이번에 또 학교가 사라지면 어쩌지 하는 그 불안감. 사실 그 당시 밴쿠버에는 사설 어학원이 성황 했다. 아무래도 밴쿠버로 어학연수 오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여기저기서 이 사업에 뛰어든 건지도 모른다.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도 못하고 대충 이름만 덩그러니 달아놓고 학생들을 꼬셔서 돈을 벌려는 얌체 같은 학원들이 늘다 보니 정부에서도 이를 눈여겨본 모양이다. Audit을 통해서 어학원들의 교육환경을 조사한 후 그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들을 강제 폐쇄시켰다. 잘한 일이긴 한데 왜 하필 내가 다니고 있을 때, 작년엔 뭐 하다가 이제야 시행하는 건지..


뭐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영어 배우자고 시작한 일이니 컬리지에서 무슨 과를 선택하는 것은 무의미했다. 정말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느낀 건 이 학교 말고도 캐나다에서 지원해 주는 무료영어학교에서도 공부를 했다. 이 학교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주는 학교이기에 거기다가 무료이기에 포기할 수없었다. 오히려 오천 불 이상 내고 등록한 학교를 빠질지언정. 미래를 생각하면 이 무료학교를 꼭 다녀야 했다. 그렇게 일까지 병행하면서 아침엔 무료학교, 오후엔 컬리지를 다녔다.


다시 등록한 컬리지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다녔다. 사실 이 당시에 나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우리는 2018년도 3월에 정식으로 캐나다에서 결혼을 했다. 남자친구가 캐나다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배우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합법적으로 캐나다에 머물 수 있는 비자가 있어야 했다. 물론 한참 학교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여서 결혼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2018년이 시작되면서 아직 9개월이 남았지만 슬슬 비자기간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의 남편과 그 당시 1년 정도 연애를 하면서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생각할 시기가 다가왔다. 아무래도 비자가 넉넉히 남아있을 때 배우자영주권을 신청하는 게 안전하기에 그 해 3월, civil marriage로 법적 부부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배우자 영주권을 신청하면 서류검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2년짜리 work permit이 나온다. 2년 동안 비자 걱정 없이 캐나다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서류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 1년 안에 영주권이 나오기 때문에 나의 오랜 비자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된 셈인 거나 마찬가지였다.


다시, 잊고 있었던 학비 리펀으로 돌아오자. 중간중간에 여러 가지 일들로 학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9년 1월에 이메일을 받았다.



UCCBC 학비 $5200불 리펀이 승인되었다! 처음에 다녔던 컬리지와 나중에 다시 등록한 컬리지가 우연찮게 학비가 동일했는데, 결국은 둘 중에 하나는 공짜로 다닌 셈이다. 무려 2년 동안 한 학생의 투쟁이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캐나다의 일처리 속도는 정말 상상도 못 할 만큼 느리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결은 해준다. 과연 나 말고 다른 피해 학생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부디 잘 해결돼서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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