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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Dec 15. 2023

vicarious pleasure(대리 만족)

검소한  밴쿠버의 삶

Frugal 이란  검소한, 절약하는 이라는 뜻인데 이 단어가 나의 밴쿠버 삶을 요약해 준다. 필자의 절약하는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어 있어서 현지에서 생활함에 있어서 적게 쓰고 아껴 쓰는 습관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기본적인 고정지출을 제외하면 버는 돈의 대부분은 적금을 한다. 그럼 어떤 식으로 돈을 아낄까?


필자는 옷에 대한 관심이 없다. 20대에 입었던 옷들을 그대로 캐나다 올 때 가지고 와서 지금까지도 입고 있다  심지어 입지도 않는 옷은 버리기까지 했으니 옷장에 그다지 많은 옷이 있지 않다. 심지어 남편이 옷에 관심이 많아서 남편옷이 옷장을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물론 꼭 필요한 옷들은 구입을 한다. 하지만 제값 주고 사지는 않는다. 그말즉슨, 중고제품을 산다. 캐나다에는 Thrift store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한국도 중고마켓이 잘 되어있긴 한데 여기만큼은 아닐 거다. 오프라인 매장이 굉장히 많고 특히 Value Village라는 큰 thrift store가 가장 유명하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없는 게 없다. 분류도 잘 되어있고 관리도 잘되어 있어서 원하는 옷이 있을 때 한 번쯤 들리는 곳이다. 캐나다는 이민국 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게 많은 이민자들이 초기에 정착할 시기에 이런 중고가게를 많이 이용한다.


필자는 recycle을 통해서도 조금씩 돈을 모은다. 물을 사 먹기 때문에 매일 플라스틱병이 생기는데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플라스틱 병을 모아서 bottle deposit 스토어에 갖다 주면 1병당 10 센트를 벌 수 있다. 10센트가 우리나라돈으로 100원 정도 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평균적으로 25불씩 벌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다이슨 청소기를 구매했다. 일석이조 아닌가? 환경도 살리고 나름 돈도 모으고.

 

오해하지 말기. 필자는 밴쿠버에서 잘 살고 있다. 버젓한 직장도 있고 집도 장만했다. 단지 이렇게 주어진 환경을 감사하면서 열심히 살려고 한다. 남들처럼 살 거 사고 먹을 거 사 먹고 놀러도 가고 싶지만 그런 것들이 나에게는 다 사치이다. 차라리 그런 돈 있으면 집대출금 갚는데 더 쓰는 게 낫다.


최근에 알게 된 지인분이 있는데 그분은 나와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골프도 치러 다니고 콘서트도 가고 여행도 가고.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더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분의 인생 스토리를 들으면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 필자는 아직까지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할 여유가 없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희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의 삶이 부러운 게 아니라 나도 언젠가는 저런 날이 올 거라는 믿음으로 살아간다. 필자는 이를 ‘대리만족‘이라 부른다. 대리만족하는 삶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당분간은 즐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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