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8. 앉을 틈을 안주네
Friday, October 3, 2025
정말 쉴 틈 없이 바쁜 날이었다. 오늘 오후 12시 출근이었지만 12시 이후엔 admin은 나 혼자밖에 없는 날이다. 공휴일이 끼면 홀리데이 페이를 주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하루를 더 휴무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일하는 인력이 그만큼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전반적으로 모든 부서가 일손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 부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름 다른 부서에 여유롭다고는 하지만 아침 한 명 오후 한 명만으로 일을 감당하기는 나름 벅차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내가 출근하자마자 퇴근하는 직원 덕분에 나는 혼자서 밀어들어오는 고객들 감당해야 했다.
거짓말 안 하고 시작하자마자 4시간 동안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계속 움직여야 했다. 하나가 끝나면 다른 하나가 또 오고, 또 그 하나를 끝내면 또 다른 하나가 오고. 예약한 고객 감당하랴, 워크인 감당하랴 정말 정신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은 더 번쩍 차려야 한다. 안 그러면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고 실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아니라 다를까 실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메일을 발송하기 위해서 송장을 지정된 제조사에 보내야 하는데 A제조사에 갈 것을 B제조사의 송장이 붙여서 나간 것이다. 웬만해서 이런 실수는 잘 안 하는데 서두르다 보니 확인할 겨를 없이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다. 다음 주 초에나 다시 물건이 되돌아올 거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난 이럴게 실수를 해버리면 일이 잘 마무리될 때까지 머릿속에 담아 놓는다. 그냥 내 실수를 누군가가 지적하는 자체가 싫어서 누군가가 발견하기 전에 되도록이면 내 손으로 해결해야 마음이 편하다. 과연 누가 내 실수를 먼저 발견할까.
점심시간도 모든 예약고객을 끝내고서야 가질 수 있었다. 보통 점심 휴식을 가질 때는 누군가 한 명은 카운터를 봐줘야 하지만 오늘은 혼자 있기 때문에 그냥 비울 수밖에 없었다. 워크인이 오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점심시간이 끝나면 이제 나머지 밀린 일들을 처리한다. 스켄해야 하는 문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원래 같으면 바로바로 스캔해 버리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데 때를 놓치면 엄청난 짐으로 변해버린다. 어쨌든 스캔도 다 끝냈다.
아직 이틀 더 남았다. 다행히 이틀 동안은 오전반이라 일찍 출근하는데 사실 난 클로징 타임이 좋다. 이렇게 글 쓸 수 있는 여유도 마지막엔 있기도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귀찮다. 그래도 뒤처리 안 해도 되니까. 좀 만 더 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