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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Feb 03. 2024

부서 이동

Stress Free

얼마 전에 업무 스트레스에 관한 글을 썼었다. 그 당시만 해도 과연 해결방안이 있을 까였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해결 방안이 생겼다. 바로 부서 이동.

코스트코 멤버십부서에서 Hearing Aid Centre로 부서를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예전에도 이 부서에서 인원충원을 위한 공고가 떴었는데 그 당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현재 일하고 있는 멤버십 부서에서 일하는 것을 나름 자랑스러워하면서 일했기 때문에 지원할 생각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Front End에 있었던 친한 동료가 지원을 했고 운 좋게 그 포지션에 붙었다. 이렇게 Hearing Aid 구직공고가 마무리되는 듯싶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 부서에서 공고가 뜨는 것이 아닌가. 그 포지션을 잡은 친구에게 물었다. 왜 또다시 너희 부서에서 사람을 뽑는지. 그 친구의 한 마디에 말을 잊지 못했다. "cuz I quit!"

What?!


그 친구는 언제나 풀타임 포지션을 원했었는데 회사 시스템상 경력이 높지 않으면 풀타임 포지션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언제나 툴툴거리면서 일을 했었는데 아무도 모르게 Air Canada에 풀타임 포지션을 지원했다가 최종합격이 된 것이었다. 공교롭게 Hearing Aid 부서에서 일을 시작한 날에 합격 통보를 받아서 시작과 동시에 2 weeks notice를 냈던 것이다. 그 부서 매니저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겠지만 어찌하겠는가. 더 좋은 곳으로 가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도 없고. 그래서 다시 직원게시판에 공고를 올렸던 것이다.


코스트코는 부서 포지션 공고가 뜨면 Seniority system에 의거해 일한 년수에 따라 순서대로 뽑힌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더럽게 일을 못하더라도 나보다 Seniority가 높으면 그 사람이 뽑힌다. 그래서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모든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어쩔 때는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나도 오래 다니면 다닐 수로 나중에 더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 부서가 있다면, 바로 Hearing Aid Centre 이다. 다른 부서와 다르게 일종에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워드, 엑셀 등등 기본적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놀랍게도 그런 기본적인 것을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이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이라면 seniority에 상관없이 hiring 될 수 있다.


내가 결정적으로 이 부서로 옮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현재 부서보다 시간을 더 주기 때문이다. 현재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시간을 더 주는 부서를 가야만 했다. 바쁠 때만 가끔 더 주는 것이 아니라 스테디하고 안정적으로 시간을 더 주는 부서가 필요했다. 더군다나 최근에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일에 대한 의욕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던 참이었는데 새로운 부서로 이동함으로써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을 배우면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이 부서로 옮기고 싶었다.


지원서를 낸 바로 다음날, 그 부서의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테스트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 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매니저 입장에서도 지치는 일이다. 기껏 사람을 뽑아 났는데 또다시 테스트를 봐야 하고 골라야 하기에. 바로 다음날 테스트를 봤다. 시험결과는 당연히 좋았고 매니저가 직접 내가 일하는 멤버십 부서로 찾아와서 "Congratulations"이라고 말해주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그 한마디가 나의 모든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었다. 그날 이후로 일을 함에 있어서 아무런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동안에 정말 내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편안하게 일한 적이 있었나 할 정도였으니까.


정들었던 부서를 떠난다는 것은 아쉽지만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멤버십 부서를 통해서 배운 것도 많고 영어에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졌고 여러 면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부서이기에 열린 마음으로 언제가 다시 돌아갈 의향은 있다.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기에 지금은 배움의 자세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정식으로 부서를 이동하기 전까지는 이 Stress free를 즐기련다. Stress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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