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코스트코 업무일지_1

진상고객 시리즈

by Sonya J

캐나다 코스트코의 Return policy를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제품에 대한 불만이 있을 시 100% 리턴이 가능하다. 물론 컴퓨터나 가전제품 등 전자제품을 제외하고는 전부다. 그래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은 황당무계한 사연을 들고 와서는 반품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일 흔한 케이스는 옷의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반품하는 경우이다. 물론 이경우는 이해할 수 있다. 코스트코 내에는 피팅룸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입어보지 못한 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이즈 여러 개를 사서 맞는 것만 입고 그렇지 않은 옷은 반품을 한다. 아무래도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다는 안심 때문에 사람들도 부담 없이 여러 사이즈를 동시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도 양심 없는 사람들이 많다. 옷에 달린 태그를 떼지 않고 그대로 가져올 경우 다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Saleable로 구분되어 재입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태그를 다 떼고 오거나 패킹된 제품을 다 풀어보고는 맘에 안 들어서 반품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경우는 대부분 nonsaleable이 되기 때문에 재판매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따로 Aditor가 최종 검사를 해서 재입고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상식적으로 어느 누가 다 풀어헤쳐진 상품을 사겠는가.


더 한 경우도 있다. 보통 옷을 반품을 할 때는 일주일 안에 사람들이 가져오기 때문에 상품 자체의 상태는 멀쩡하다고 볼 수 있는데 산지 몇 년씩 지난 물건을 가져와서는 반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제일 흔하게 변명은 '옷이 필요 없어서'이다. 다 입고 즐기고 나서 이제 유행도 지나고 올도 풀리고 늘어났으니 정말로 필요 없는 옷을 반품하러 온 것이다. 대단한 것은 그 당시 샀던 가격 그대로 돈을 돌려받는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정책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양심적인 고객들도 있지만 상습적으로 반품하러 오는 사람들은 딱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내 돈도 아니고 회사 정책이니 돈을 돌려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인간들을 매일 상대하다 보면 점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세상에 이런 염치없는 사람들이 있나 하고 말이다.


한 번은 클로징 시간 30분을 남기고 아기옷을 반품하러 온 고객이 있었다. 그 고객은 내가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미안하고 하길래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하고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아니 글쎄! 지금까지 산 아기 sleeper들 잔뜩 꺼내는 것이다. 말로는 recall 된 상품이라면서 반품하겠다는 것이다. 반품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아이템 번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코스코물건에는 물건 고유의 아이템 번호가 있기 때문에 이 물건이 코스트 물건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고객이 정말로 이 물건을 샀는지 까지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고객이 가져온 물건에는 아이템 번호가 없을 뿐더러 하나가 아니라 패키지로 된 제품이기 때문에 어떤 것 끼리 짝인지도 알 수 없었다. 물론 그 고객입장에서는 각각 하나씩이라고 하지만 검색결과 패키지로 나온 제품이기 때문에 짝으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바로 덤터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너무 오래돼서 기록조차 찾을 수 없는 물건은 가격이 찍히는 대로 반품해 줄 수는 있는데 이렇게 오래된 물건 같은 경우는 판매가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물건값이 거의 똥값으로 나오기 때문에 고객에게 선택하라고 여지를 준다. 이 가격에 반품을 그래도 할 것이냐 아님 그냥 가지고 갈 것이냐. 이 고객 같은 경우 10년이 넘었음에도 영수증을 소지하고 있었기에 그 가격에 맞혀줘야 했었다. 정말 작정하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진상들이 너무 많다. 결국 영업시간을 넘기게 되었고 다른 직원들은 다 퇴근하고 나 혼자 남아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화도 났었는데,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매니저가 와서 도와줘서야 끝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황당한 사건들도 많다. 양말 10개 중에 1개만 쏙 빼서 반품하는 경우, 속옷 바꿔 쳐서 반품하는 경우, 2 in 1으로 된 비싼 겨울 재킷 중 속잠바만 빼고 반품하는 경우 등등 기상천외한 변명들과 속임수를 들고 와서 반품을 시도한다. 몇몇은 성공하겠지만 도저히 못 봐줄 경우는 그냥 매니저를 불러서 결정하라고 한다. 내 결정은 언제나 Not acceptable이지만 나에게는 그럴 결정권이 없으니까.


지금까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다음에는 옷 이외에 다른 물건을 반품하는 사례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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