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캡틴

by 이프로


Last Defense

2023.03.26. 프로 농구 선수 양희종 선수의 은퇴식이 진행됐습니다.

이 날은, 제가 응원하는 팀이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지을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동시에 17년간의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양희종 선수의 은퇴식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했죠.


양희종 선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프로 입단 후, 줄곧 한 팀에서만 프로 생활을 했던 프랜차이즈 선수이자 동시에 안양 KGC의 영원한 캡틴이었고 국가대표로 선수로써도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입니다.


커리어 동안 3개의 우승 반지를 끼웠고 올시즌 4번째 반지를 향해 뛰고 있으며 국가대표 메달 이외 다수의 개인 수상 기록까지 보유한 선수이지요.


그를 칭하는 수많은 별명 중에 '(양) 무록(無錄)'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40분간의 농구 경기에서 정작 양 선수의 기록지에는 공격 포인트, 어시스트 등의 수치로 나타내는 지표가 많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양 선수는 서장훈 선수처럼 골을 많이 넣는 농구선수도 아니었고, 허재 선수처럼 화려한 드리블을 치는 선수도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농구팬이라면 모두들 동의할 겁니다.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희생,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 최고의 수비수, 열정만큼은 단연 최고의 선수, 최고의 주장...


안양 KGC의 영원한 캡틴을 보내기 위해, 경기장이 매진이 될 정도로 정말 수많은 팬들이 자리를 함께 했고,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 선수의 은퇴식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방패는 없지만 그댄 캡틴이라오

여태 내 옆자리를 지켜줬잖소


나의 BOSS

나의 LEADER

나의 HERO

나의 CAPTAIN

YES SIR‘


은퇴식에 흘러나온 가수 강승윤 씨의 CAPTAIN이라는 곡의 가사 중 일부인데요, 선수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맘 한편이 뭉클해지기도 했네요~


양 선수와 재밌는 일화도 갖고 있습니다 ㅎㅎ.


3년 전쯤, 안양의 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는데 맞은편 자리에 양 선수가 지인과 함께 있는 걸 보게 됐어요.

다가가서 팬이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방해하고 싶지 않아 꾹 참고 있었죠.


추가 주문을 위해 카페 1층으로 내려와 다시 2층 자리로 올라가려던 찰나, 계단에서 내려오는 양 선수를 보게 됐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모르게


"어!!?..."


양 선수도 그러는 저를 보고


"어!!?..."

(추측컨대... 양선수가 그렇게 답했던 이유가 당황스럽기도 했겠거니와, 제 키가 농구선수 못지않게 큰 까닭에 같은 동업자인 줄 알았나... 싶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ㅎㅎ)


동시에 누구랄 거 없이 서로 악수를 하며 저는 어제 경기 잘 봤다며 팬이라고 인사를 건넸고, 양선수는 웃으며 고맙다는 얘기를 하며 서로 그렇게 헤어졌던 일화가 기억나네요.


이 기회를 빌려 정말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안양 KGC 선수단에게, 팬들에게, 팬 중 한 명인 제게 양 선수가 캡틴이었던 것처럼 우리 중 누군가도 누군가의 캡틴일 겁니다.


학생들에게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생님이 학생 누구에게는 캡틴일 수도 있겠고


저녁마다 동네 방범을 위해 순찰을 도는 분들은 그 동네의 캡틴이겠죠.


위급한 상황에서 용감하게 누군가를 구해준 구급대 역시 누군가의 캡틴이고


우리의 부모님, 내 옆의 친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의 캡틴이겠죠.


'단단한 방패는 없지만, 내 옆에서 힘이 되는 사람'

나의 캡틴

감사하게도, 안양 KGC팀은 남은 정규리그 1경기 외에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양희종 선수의 경기를 몇 경기 더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4강, 결승, 우승의 순간까지!

그의 농구 인생 LAST DEFENSE를 오래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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