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면접을 본 이야기
4년 전 우리 팀의 공시 업무를 맡은 전임자의 나이는 나와 같은 띠인데 초등학교는 한 해 빨리 입학하여 형이나 다름이 없었으며, 그는 금목걸이에 검은색 뿔테를 쓰고 포스가 있어 보였다. 그는 회사생활 한 지 오래되어 구르고 굴러서 닳고 닳은 테가 많이 났다. 자신의 정성이 들어간 자료를 공용폴더에서 다 없애고 퇴사하여 보고서의 옛날자료는 아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공시 담당자 대신 내가 잠깐 일을 한 적도 있었는데, 나는 너무 오랜만에 업무를 담당해서 그런지 뭐가 뭔지 잘 몰라 분기보고서를 못 낼 뻔한 적도 있었다. 이 위험을 감지한 팀장님은 공시 담당자를 얼른 뽑아야겠다고 생각은 했으나, 지원자 중에 마땅히 적임자가 없었다. 수소문 끝에 나를 인수인계 해 주던 차장이 공시업무를 해 보지 않았음에도 3년 전에 다시 회사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팀장님은 차장님이 들어올 때 "같이 알아가면서 일해보자"라는 말을 하였지만 결국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차장님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공시업무 및 연결재무제표도 만들면서 별다른 리스크 없이 업무를 진행해 왔다.
재입사 한 차장은 예전에 일했던 전임자보다 업무량이 많았고, 회사에 이슈도 많다.
최근에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금액에서 주식으로 전환하는 일이 많아졌고, 우리가 투자를 받은 돈으로 제3자에게 투자를 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주식과 관련된 등기업무가 정말 많아지게 되었다. 이제는 혼자 차장님 혼자서 일을 할 수 없어 차장님은 작년부터 팀장님에게 차장님 밑에 사람 좀 뽑아달라고 하여 최근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우리 팀은 인원 충원을 어렵사리 하게 되었다. 그러나 채용사이트를 매일 조회해 봐도 지원자조차 없다. 원래는 공시 경력자를 뽑으려고 했지만 신입도 가능하다고 하여 채용공고를 올렸더니 그나마 지원자가 있긴 했다. 우리 팀은 면접 때 모든 팀원이 들어가서 면접을 보기 때문에 지원자 중 한 명의 이력서를 봤더니 어디서 많이 본 이력서 같았다.
그녀의 이력서는 나의 이력서와 유사했다. 그녀는 나의 약점 4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1. 같은 인문학 계열 중에서 같은 과를 졸업 : 지금 이 분야로의 전직
2. 늦은 취업 : 그녀는 공무원 준비를 하다가 취업이 늦어져서 나이가 있음에도 경력이 짧았다. 나 또한 사회생활을 서른 넘어서했으니 또래 직급보다 나는 나이가 많은 편이다.
3. 경력기술서 : 나와 커리어가 비슷했다. 그녀와 나는 회계경력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었다.
4. 전 직장의 급여체불 : 지원자는 지금 회사에서 급여를 70%만 받고 있어 회사를 옮기기는 해야 한다. 나도 게임회사에서 퇴직금 받느라 수개월이 걸렸다.
※ 나와는 다른 점 : 우리 회사에 티어로 봤을 때 그녀보다 좋은 대학교 나온 사람이 없다. 그녀는 서울에 상위권 대학을 4.5만 점 가깝게 졸업하였다.
나는 면접 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정말 난감하기까지 했다. 거울 효과로 인한 괴로움은 퇴근길에 내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 바닥은 은근 텃세도 심해서 채용 시 필수사항에 전공자를 못 박는 경우도 많다. 나는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면접을 보려고 마음먹었지만 채용에 내 입김이 묻어나는 경우는 없었다. 저번 채용 면접 때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는다고 군소리를 들어야 했기에 주위 눈치를 살피며 최선을 다 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녀는 나와 면접 태도도 비슷했다. 진솔하지만 자신은 없어 보이는 어조. 그녀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질문의 의도도 잘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자신이 공부를 오래 해서 끈기나 학습능력이 좋고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법용어에 익숙하며 지금도 이쪽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잠재력은 어필하지도 않은 채, 시키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는 즉, 맡겨만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컨셉으로 면접에 임하였다. 회사에서 그녀에게 희망연봉을 물어봤을 때 그녀는 회사 내규에 따른다고 하였지만, 현재 우리 주임님 연봉보다 그녀가 받는 연봉이 적은데 거기다가 연봉을 깎겠다고 하니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나도 4년 전 이 회사 면접을 봤을 때 연봉은 낮춰도 된다고 해서 팀장님이 되게 난감해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지원자는 내가 이전에 다녔던 회사에서 우리 회사를 지원하였다.
위에 면접 본 분은 회사에서 채용에 부담이 있다고 판단되어 팀장님은 다른 지원자도 면접을 보자고 해서 다른 분 지원자를 추리게 되었다. 나는 면접을 보기로 한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았는데 지원자의 경력을 봤더니, 어디서 많이 본 회사가 있었다. 그 회사는 내가 급여체불로 게임회사를 퇴사하고 이직한 회사였던 것이다. 나는 그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다녀보려고 했으나, 불운하게도 3개월만 다니게 되었고 나는 그 회사에 대한 기억이 좋지는 않았다. 지원자인 그녀는 알고 봤더니 내가 잠시 다녔던 회사에 내가 퇴사하고 1개월 있다가 들어왔고, 그녀가 재직했을 당시 회사는 매각되는 등 모진 풍파를 겪고 결국에 그녀는 그 회사에서 퇴사하여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할 정도로 그 회사에 물려버린 듯하다. 공무원 합격이 되지 않아 만성적자인 회사에 재취업을 하였고 결국에는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어 면접을 보았다.
그냥 기다려 볼 뿐이다.
나도 지난 4년 동안 이 회사에서 헤매고 있고 지금도 별 반 다르지 않아, 나는 솔직히 그녀에게 우리 회사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현재 가장 밑에 두 주임님은 아얘 베이스가 없이 회사에 입사하여 위의 두 지원자가 현재 다니고 있는 두 주임님보다는 업무를 잘하리라 믿지만 그래도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질이 나를 옥죌지 모르겠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타인의식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일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직급이 아래이든 위든 누가 들어오든지 부담스러우며 면접 때 봤던 사람과 입사 후 사람은 달라서 새로운 사람이 풍겨오는 개성에 따라 나는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새롭게 겪어야 할 수도 있다. 경력관리가 안된 사회초년생의 이력서를 보니, 지원자는 공부도 열심히 하였지만 내가 다녔던 회사의 기업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굳건하다. 즉, 지원자가 취업을 위해서 투자한 거 대비 중소기업은 그 사람을 쥐어짜 내고 필요 없으면 구조조정하는 악습이 지속되고 있다.
"지원자 여러분 우리 회사 오면 자기의 경력은 자기가 쌓아야 해요" 채용 안된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from (임금님 귀는 당나귀)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