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왜 공정거래분쟁조정 답변서를 쓰나요?

앞으로 평행선입니다.

by 정훈보

월요일 오전 원래 면담을 잘하지 않는데 나는 팀장님과 면담을 요청했다.


팀장님, 제 멘탈이 온전치 못한 거 같아요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는 업무시간 외에 골프를 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이고 내 일을 마치고 퇴근 후 온전히 집에 가서 쉬겠다는 의미였다.


오늘 저녁에 스크린 어때?


내가 괜히 말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팀장님은 연대해서 하는 걸 좋아해서 내가 거절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으셨었다. 그러나 나는 스크린 골프를 칠 멘탈이 아니어서 집에 가겠다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집에서 소송에 대한 사건 정리도 해야 하고 증거수집도 하면서 민법 조항도 보면서 여러 판례들을 검색하며 내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소송에 대한 정리를 하고 집에서는 글을 쓰고 이런 상황이 머리가 아팠다. 그런데 팀장님은 나에게 와보라고 하더니 갑자기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온 조정신청서를 내민다.


조정신청에 대한 답변서를 써줘야겠어


세상에, 나의 소송 때문에 머리 아픈데 내 일도 아닌 하도급법과 민법 조항을 찾아가면서 답변서를 써야 하다니.. 저번주에 외부 고객과 식사 후 팀장님과 여직원 그리고 나 셋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팀장님은 나에 대한 불만이


내가 팀장님께 조금 더 정감 있게 했으면 좋겠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무뚝뚝한 직원임은 알겠으나, 팀장님에게 다가가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이런 팀장님이 윗사람에게 싹싹하게 대했던 보상욕구를 나에게 해소하려고 하는 그 자체가 나는 불편하였다. 이번과 같이 우연의 일치지만 팀장님은 업무를 줄 때 내가 소송과 관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나에게 공정거래분정조정서를 쓰는 게 쉬워 보였을 것이지만, 이거는 팀장님이 사실관계를 더 잘 아는 부분이 더 많다. 나는 팀장님에게 조금은 다가가기 일환으로 위와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했으나 돌아오는 건 업무와 연관시킨다는 것이었다. 나는 팀장님과 그냥 그렇게 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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