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때문에 속 타 죽겠어요

과장님 자료 언제 줄 수 있어요?

by 정훈보

회사는 매입에 대한 ERP가 없어서 엑셀로 매입내역과 세금계산서를 대조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회사에서 11년 차인 과장님이 이 작업을 하는데 3년 전부터 일이 계속 밀려서 나에게 자료를 늦게 주었다. 내가 어느 날 과장님에게 나의 사정을 말하고 정중하게 자료를 일찍 달라고 부탁했더니 과장님은 "알았다"라고 해 놓고 결국에는 자료를 늦게 주어 손익보고시기가 다가올 때쯤 자료를 주었다.


나는 과장님이 나에게 자료를 늦게 주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어서 야근을 줄여도 되지만, 과장님 때문에 야근을 하게 된다. 쌍둥이 아들이 어려 내가 집에 일찍 들어가서 케어해야 한 적도 있었는데 자료가 늦게 와서 집에 늦게 들어가게 되다보니 집안식구의 눈치가 많이 보였던 기억도 있다.


나는 자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애를 썼다.


나는 과장님 힘드니까 밑으로 업무를 내리자고 애를 썼고, 결국 이 업무를 막내 주임 백두혈통이 넘겨받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보니, 과장님이 시간을 끌었던 이유가 다른 일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 작업이 결코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막내 주임은 월 별 입고가 끝나면 검토하는 데 시간이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받은 주임님보다 이전에 과장님은 이 업무를 5년 이상 하였다.


올해는 근심을 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 12월의 매입내역은 다 완료가 되었고 막내 주임의 검토가 다 끝났으나 과장님이 외화 전표를 쳐야 마감이 된다고 한다. 나는 계속 지금도 전표가 입력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과장님은 지금 자리에 없다. 과장님은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다. 손익보고 시간에 맞추고 일을 마무리하기 빠듯한데 과장님은 전혀 내 일에 신경 써주지 않는다. 내가 팀장님에게 이런 사정을 말해도 팀장님도 어찌할 방도가 딱히 없는 걸 잘 알고 있다.


혼자 답답해 해도 달라질 건 없지만 그래도 답답하다


회사에서 입사 연도가 빠르면 늦게 들어온 나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게 마련이다. 과장님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본인이 자료를 독점하여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처럼 보이게끔 업무를 처리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 결국에는 어제 오후 6시에 전표처리가 완료되었고 그나마 나는 전표처리 되기 전에 최대한 미리 업무를 해 놓아서 그래도 많은 야근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가 이런 답답함을 의연하게 넘겨야 하는데, 왜 자꾸 마음이 쓰이고 집착하게 되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회사의 매출 및 매출원가에 변수가 많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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