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조차 먹을 용기가 필요해
누가 알았을까? 서른에 비만이라니! 폭식과 우울로 14kg가 찔 줄. 30년 동안 본적도 상상한 적도 없던 몸무게를 달성했다. 9개월이면 버티고 버티면 전처럼 돌아갈 줄 알았다. 역시나. 인생은 쉽지 않다. 그렇게 쉽게 빠질 거였으면 모두 다이어트를 성공했겠다 싶었다.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안다더니 나를 두고 한 말인 듯하다. 운동을 좋아했고 꾸준히 했기에 살이 찐다는 건 그만큼 나 스스로 자기 관리를 못하는 거라 생각했다.
9개월 동안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코로나로 격리, 우측 발목 깁스 그로 인한 좌측 인대 염좌. 여기서 끝났으면 괜찮았다. 연속으로 좌측 어깨 인대손상으로 4개월을 통증과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거기에 폭식은 더 심해졌다. 절망도 이런 절망이 없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지만.. 지금까지 버틴 게 이제와 생각해 보니 대견할 정도다.
그래서? 인생 최고 몸무게를 달성했다.
“22년 1월 47kg -> 23년 4월 61kg”
한 달간 잠깐의 온라인 식사코칭을 받으며 깨달았다. 내 몸과 마음이 어쩌면 살려고 음식을 그렇게 찾았다는 걸. 폭식이 단순히 내 의지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폭식으로 인해 힘듦과 고통을 겪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았다. 조금이라도 통증이 나아졌음에 감사하고 운동을 조금씩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이 생겼다.폭식에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내 일상을 기록하고 나아지는 방법을 공유하기
그리고 그 용기로 삼계탕을 먹었다. 4월엔 삼계탕 한 그릇조차 먹을 용기가 필요했던 나였지만 지금은 자유로워지는 중인 것에 감사하기! 폭식은 단순히 의지조절을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 그 깊은 곳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폭식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조금은 덜 아파하고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해 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