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이 늘 모자랐다. 능력에 비해 꿈은 원대했고, 하고 싶은 일도 넘치게 많았다. 능력은 쉬이 자라지 않으니, 잠을 줄여 시간을 만들었다. 사랑누리를 개원하고 교대근무를 해야 하니 낮과 밤이 수시로 바뀌었다. 불규칙하게 잘 수밖에 없어서 불면증도 생겼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면 틈틈이 자려고 애썼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신호를 보내면 모든 일을 내려놓고 자려고 노력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알람 소리가 크게 들려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채로 더듬더듬 시계를 다시 재운다. 그러다 잠시 아차, 하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상태로 접어들어 늦잠으로 이어져 아침 시간이 허둥지둥 정신없어진다. 고무줄로 머리를 질끈 묶으며 후회하지만, 어쩌랴 물이 이미 엎질러졌는데.
“늦잠으로 하루를 망칠뻔했어요.” 나보다 10살 많은 연주 언니와 통화를 하며, 아침에 지각할 뻔한 사태에 관해서 이야기하는데, 전화기 너머 연주언니가 까르르 웃는다.
“그래도 나는 부럽네.”
“별게 다 부러우십니다. 지각했으면 망신이고, 오늘 아침이 얼마나 엉망이었는데요.”
“늦잠도 다 젊으니까 자는 거야. 내 나이쯤 되면 늦게까지 자고 싶어도 눈이 저절로 떠질걸.”
“정말요?”
“그럼 아직 어스름한 새벽에 눈이 떠지면 더 자고 싶어서 이불을 끌어당겨도 잠이 오지 않아. 이불속에서 멀뚱멀뚱 자야지 자야지 생각만 하고 있으면 이게 무엇하는 짓인가 싶기도 해.”
“그렇군요. 그런 어려움이 있는지 몰랐어요.”
“송미야. 나는 우리 엄마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식구들 밥 챙기는 일이 당연했거든. 그런데 우리 엄마 젊어서는 그게 참 힘들었겠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을 텐데, 자식들 먹이느라 겨우겨우 일어났을 거다 싶었어. 엄마니까 당연했던 일이 사실은 엄마여서 해냈다는 사실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네. 그리고 요즘은 엄마처럼 나도 새벽기도 가야겠다고 생각해. 눈떠지는 새벽에 자식들을 위해 기도해야지. 이불속에서 그만 끙끙거려야겠다고 우리 엄마처럼 그렇게 마음먹게 돼.”
전화를 끊고 나서 나도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엄마 품에서 늘어지게 늦잠 자고 싶어졌다. 엄마 품이라면 늘 모자란 내 잠을 채울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흰머리가 한 줌씩 늘어가는 엄마가 걱정되고, 우리 엄마는 별이 반짝이는 새벽에 일어나 무얼 하실까 궁금해졌다. 오늘은 꼭 엄마에게 안부 전화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