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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보경 Dec 15. 2022

아빠는 처음이라서

새 생명을 보며 든 생각

2022. 12. 13. 14:12.

나는 생물학적으로 아빠가 됐다.


열 달 동안 아내 아영이의 뱃속에 있던 크림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열 달이라는 기간 동안 아영이와 육아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를 처음 보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누가 그랬던가, 자기 아이는 모두 예쁘다고.

분만실에서 바로 나온 아이의 모습은 솔직히 다른 우주의 생명체 같았다.

그때의 감정을 되새겨보면 '반가움과 어색함' 정도라고 하면 되겠다.

'너 였구나!*'와 '너 였구나?**'의 차이라고 할까?

*'내가 열 달 동안 기다렸던 아이가 바로 너구나! 반가워!'

**'크림이가 너구나...? 앞으로 잘 지내보자?' 


내가 아이와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나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크림이도 하나의 사람이고, 우린 초면이니까. 어색한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크림이도 내 모습이 어색했을 것이다.

그럼 뭐 어떤가 앞으로 더 친해지면 되지.


아무튼, 제대로 된 아빠가 되긴 한 참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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