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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보경 Feb 14. 2023

이별은 예고가 없다

이별의 순간을 생각해봤어


"만약, 기억을 통조림이라고 친다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을 꼭 적어야 한다면,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 영화 '중경삼림' 중.


불교에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을 팔고(八苦)라고 한다.

그중 하나가 애별리고(愛別離苦)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겪는 고통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때마다 고통을 겪는다. 상대에 따라 그 감도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흩어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관계가 영원을 가장하고 있지만,

헤어짐을 끊임없이 연기(延期)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꽃은 시들고, 사람은 죽는다. 이별에 예고는 없지만 결말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관계를 맺고, 사랑을 하는데 회의적이 되라는 것은 아니다.

관계는 순간의 연속이다.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매 순간 열정적으로 사랑했으면 한다. 비록 끝이 보이더라도.

어차피 겪어야 할 이별이라면, 조금 덜 아프도록

우리의 인연을 후회 없을 순간들로 가득 채우자.

마침내 이별의 시간이 찾아오면,

슬퍼하자. 충분히 슬퍼하자.

지치고 지쳐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때, 훌훌 털고 일어서자.

감정의 고통은 칼에 베이는 것보다 아프지만

흉터가 아닌 기억으로 남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추억이된다.

아픔이 아련함이 될 때, 그때는 아름답게 보내주자.

'잘 가'라고 말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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