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림 Feb 24. 2024

사부작사부작 준비하는 봄

어느날의 초대형 칼라데아 분갈이

나의 식생활 습관을 만든 것은 반이 응애고 반이 칼라데아인 것 같다. 칼라데아에 응애가 잘 끼기 때문에 샤워기로 물을 주는 습관이 생겼으며…. 칼라데아는 너무 빨리 대품이 되는 녀석들이기에 간지가 뭔가요? 나의 길은 대형 플라스틱분뿐. 뭐 이렇게 된 점이 있다.

분갈이

수제 대형 슬릿분 만들기

대형 플라스틱 화분과 다잇소 인두기(5천원)을 준비.

마스킹테이프를 둘러준다.

일자로 쭉 내려가며 플라스틱을… 녹인다.

분갈이 용토 준비하기

칼라데아들이 점점 무식하게 커져서 상토 50L 사도 택도 없다. 봄철처럼 흙이 많이 필요할 때는 깨비상토와 펄라이트를 반씩 섞어서 사용하는 중이다. 펄라이트는 잘 부스러지지 않아 다른 데 제품보다 월등히 좋아서 쓰고(가루가 덜 날린다), 상토는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다 정도. 무비상토에 분변토도 올려보고, 코코피트 피트모스까지 다 사서 써보기도 했는데 좋은 비율은 늘 기성품에 있더라.

https://naver.me/5tLdiQAP

주의할 점이 있다면, 3월 중순이 넘어가면 모든 식물 자재 온라인 스토어가 주문폭주로 배송이 늦어지기 때문에 조금 미리 사두는 게 좋다.

케이크가 된 칼라데아들 꺼내기

케이크 먹고 남은 플라스틱 칼로 옆을 폭 찔러서 살살 돌리면 흙케이크가 잘 빠져나온다.

뿌리 풀어주기

엉킨 머리를 빗어내는 느낌으로 뿌리의 흙을 살살 떨어낸다. 뿌리 주변에 흙이 뭉친 부분을 제거해주고 엉겨붙은 뿌리들은 잘 풀어준다. 줄기가 시작되는 곳에 흔히 붙는 마른 껍다구(?)들도 떼준다. 이거 떼다가 줄기가 통으로 날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잘 수납해주기

대립 휴가토를 화분 밑에 배수층으로 깔아준 뒤, 상토와 펄라이트를 반띵해서 섞은 흙을 잘 때려붓고 중간중간 화분을 통통 두들겨 전부 채운 뒤, 샤워기로 물이 물구멍 밑으로 충분히 나오도록 쏴 부어서 분갈이를 완성한다.

기후위기와 칼라데아

올 겨울은 장마인가 싶을 정도로 눈이 많이 오고 습해서 뉴비 말고는 잎이 우려할 정도로… 타는 증상이 없어졌다. 습도 시중은 커녕 가습기 틀 일도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덩치가 커지면 자기들끼리 보습을 해서 덜 타는 게 아닌가 하는 가설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완전히 작은 개체로 쌩뉴비를 들이면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기 때문에.

이정도로 커지면 습도 변화엔 꿈쩍도 안한다.

우리집 칼라데아들 근황

올 겨울에 식물이 안 죽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칼라데아는 하나도 안 죽었다.

범칼라데아(생강목, 마란타과지만 칼라데아로 유통되는 경우)

근황 사진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얘들은 잎장이 타서가 아니라…. 너무 잘 커서 문제였던 것이다.(왜 아무도 안 알려준겨!!) 하지만 비실거리던 잎 다섯장 시절과 달리 살아있음을 마구 뽐내고 있으면 뿌듯해서 쪼개기도 안못하고 있다는 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