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1년에 500g 산 스불재여….
올해도 중국에 햇녹차철이 찾아왔다.(댓글로 정산당 언제 녹차내냐고 물어보신 분 지금 얼른 찾아가세요!!)
그리고 나에게는 약 120g의 작년 녹차가 남아있다… 녹차는 보관할 수 있는 기한이 짧은 편으로, 1년 안에 마시지 않으면 밀봉해서 냉장냉동보관을 해도 맛이 떨어지게 된다. 한국인에게는 식품에 붙은 섭취 기한을 가늠할 때 “유통기한”이란 말이 익숙하지만, 건조 식품인 차는 썩는다기보다는 제조자가 의도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상미기한”이라는 개념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소분봉투에 기한을 큼지막하게 써놓고 어떻게든 그 기한 안에 소비하려고 애쓰는 편이지만, 작년에 용정차를 중국인이 소비하는 그 단위(250g)로 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좀 남게 되었다.
작년에 내가 샀던 녹차는 대충 이렇다.
서호용정 250g
신양모첨 50g
몽정감로 100g
태평후괴 75g
이런저런 경로로 받은 차까지 합하면 녹차만 500g이 넘는 셈이었다. 보존기한이 1년 반인 태평후괴 말고는 전부 1년 안에 먹어야 해서, 녹차의 신선한 맛을 좋아하면서도 조금은 숙제같을 때도 있다. 아무래도 찬바람 불면 홍차나 우롱차를 더 마시게 되기도 하고. 아무리 차를 좋아해도 중국인처럼 많이 마실 수는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작년 여름에 산 전자향로가 남은 차들을 조금씩 해결해주고 있다. 전자향로는 향료를 데워 향 성분을 맡을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데, 여기 남은 차를 잔뜩 올려 120도로 설정하면 진한 녹차향을 맡을 수 있다.
전자향로는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중국에서 흔하고 저렴한 아이템이라 타오바오에서 구매했지만, 훈향기나 전자향로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국내에서도 드물게 파는 곳이 있긴 한 것 같다.
내가 산 건 이 제품이고, 프리볼트라 돼지코를 사용하니 국내에서도 무난히 쓸 수 있었다. 온도를 10도 단위로 조절할 수 있어 나름 활용도가 높다. 국내에서 구매하더라도, 가격을 참고할 수 있겠다.(238위안 = 약 45000원)
「电子小香炉家用室内檀香熏香禅意合香陶瓷沉香包邮香薰炉暖手炉」
https://m.tb.cn/h.fKZfsN9?tk=sZLG2he3it8
다행히 올해는 비중국인들의 아우성을 감안하여(…) 햇녹차를 50g씩 팔아주고 있으므로 딱 200g만 사야지 더 사면 내가 개다!! 하고 있는 중이다. 차는 먹을 만큼만 삽시다 1일 2차 못하는 인간아… 를 매일 되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