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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Feb 26. 2023

30. 반딧불이 아이비

너의 무늬는 이제 아무래도 좋아

집에서 180일(반 년) 이상 살아남은 식물의 돌봄에 대해 기록합니다.

기본정보

학명 / 소속 - 두릅나무과 / Hedera helix Yukihotaru

유통명(키워드) - 반딧불이 아이비

자생지 - 일본에서 개량한 원예종

관리/돌봄 방법

난이도 - 보통

빛 - 반양지

물주기 - 흙의 대부분이 말랐을 때 물이 화분 바깥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관수 / 겨울에는 100-150ml 정도의 적은 양으로 줄여서 관수

흙배합 - 상토 70 : 배수용 알갱이(펄라이트 마사토 산야초 등…) 30

습도 - 보통 (40~70%)

온도 - 10~25도

최저온도 - 10도 (그러나 실제로 베란다 월동 가능했음)

성장속도 - 보통

구매 정보

구매처 - 심폴 경매

구매년월 - 2022년 9월

가격 - 19,000원(화분 별도)

분갈이 - 구매 후 직접 / 이후 없음

2022년 9월 / 2022년 3월. 사실 처음 배송받았을 때부터도 파워 둥글 반짝이는 친구는 아니긴 했다.

8월에 칼라데아들을 막 사고 나니 이제 아이비들이 예뻐보이기 시작했다.(아무래도 응애의 입맛과 나의 식물취향이 아주 비슷한가보다. 하지만 아이비엔 아직 응애가 생긴 적은 없다는 것을 밝힌다.) 그 중에 예뻤던 건 가장자리가 동그랗고 반짝이는 것처럼 흰색의 테두리가 있는 반딧불이 아이비였다.

가을에 파는 데가 한참 많아졌다가 또 줄어들었지만 반딧불이 아이비는 이런 느낌으로 생겼다.

그런데 이게 또 아무데서나 팔지 않는 거다. 식물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다. 완전 스테디셀러, 이를테면 스킨답서스나 떡갈고무나무 같은 게 아닌 이상 아무데서나 막 팔았다가도 정신차리면 아무데서도 안 파는 게 식테크 범위는 아닌 마이너한 식물의 운명이었다. 그래서 심폴 경매에 야생화를 파는 업체가 올리자 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허겁지겁 달려들게 되는데….


문제는 갑자기 경쟁자가 한 명 생겨서 3천원부터 시작된 경매가 과열된 것이다. 그래서 소품 아이비로는 다소 비싼 가격에 낙찰되었다. 이런 경우 왠지 이긴 똥싸개가 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심지어 판매자 선생님도 좀 그랬는지 경매로는 이례적으로 덤 식물까지 받게 된다.

점점… 멀어지는 반딧불 모양과 무늬

아이비는 무럭무럭 잘 자랐다. 우리집 치고는 열심히 햇빛을 쬐어줬지만 처음에 날 반하게 했던,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흰 테두리가 딱히 유지되지 않았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친구네 동네 당근에 올라왔다던 무늬를 잃은 반딧불이 아이비랑 비슷하게 되어가고 있었다. 판매자가 품종에 대해 잘 몰라서 일반 무늬종 아이비를 팔았을 수도, 아니면 이 종도 일반 아이비의 돌연변이 유전 형질을 인위적으로 고정시킨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않은 형질일 수도 있다.


아무튼 아이비들은 흙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린 후 게으르게 물을 준다는 점만 유의하면 잘 죽지도 않고 거대해지는 법도 없는 수월한 친구들이다.(게으름뱅이라 방치플이 오히려 수월한 편이다.) 베란다 월동에도 큰 문제 없었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더위와 추위를 모두 겪어버린 반딧불이 아이비는 겨울 중반쯤 되자 잎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병든 건가 화들짝 놀라서 검색해보니 어떤 아이비들은 더위와 추위를 모두 겪으면 단풍이 든단다. 신기한 일이다. 시장에 귀신같이 많아진 반딧불이 아이비를 보며 가끔 쟤들도 집에서 키우면 우리집 애처럼 되는 걸까 아니면 저 상태로 풍성해지는 걸까 생각도 해보지만, 이제는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베란다에서 시간을 보내며 빨간 아이비가 되었으니까.

빨간 아이비로 거듭난 반딧불이 아이비

반딧불이아이비 근황

https://plantshower.xyz/view/7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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