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콩달콩대디 May 20. 2024

육아를 위해 배워야 할 것들 : 요리

육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 음식준비이다. 이유식부터 시작해서 유아식, 아이 반찬, 간식 등 아이에게 안전하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도 클 수밖에 없다. 모든 부모가 내 아이에게 좋은 재료로 안전하게 만든 음식을 직접 해서 먹이고 싶어 하지만 육아 부담과 맞벌이로 인한 시간 부족 그리고 요리의 자신감 부족 등의 이유로 아이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들이 모유나 분유 외에 아이에게 처음으로 먹이는 음식인 이유식에 대해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것의 부담감과 시판 이유식이나 배달 이유식을 먹이는 것의 미안함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모유를 대부분 먹이는 시대에서 지금과 같이 분유를 먹이는 것이 선택인 시대로 변한 것처럼 이유식도 직접 만들어서 먹였던 시대에서 시판이나 배달 이유식을 활용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요즘에는 안전하게 잘 만들어져 판매되는 이유식이나 유아식도 많고, 요일별로 다르게 제공되는 배달 서비스가 어쩌면 영양학적으로 좋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굳이 집에서 모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엄마가 된 아내의 마음은 여력이 된다면 당연히 내 아이에게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먹이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런 아내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남편이 이유식과 아이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남편이 이유식을? 책이나 인터넷을 보면 모든 저자는 엄마이고 만드는 사람도 엄마인데 아빠가 어떻게 이유식을 만들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는 아내들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나씩 배워가며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남편이라고 못 만들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요리에 관해서는 유명한 셰프들은 남자들이 훨씬 많지 않은가? 게다가 요즘에는 남자들도 요리에 관심이 많아져서 요리학원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배워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아이 음식은 꼭 아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깰 필요는 있다. 요리를 해 본 경험이 없는 남자들은 요리는 어려운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 어려운 일이라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어머니들이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요리 자체는 칼과 같은 요리 도구 사용하는 방법과 야채, 고기 등 재료손질하는 방법을 배우기만 하면 그다음은 레시피 대로만 하면 되니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요리에서 어려운 점은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인데 요리도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하면 할수록 늘기 마련이고 맛을 내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해보다 보면 어느 정도 기본적인 맛을 내는 방법은 터득할 수 있다. 육아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면 요리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남편의 경우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고 재료만으로 만드는 음식인 이유식을 만드는 것이 번거로울지언정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요리 경험이 없는 남편의 경우에도 맛을 낼 필요가 거의 없는 이유식과 최대한 간이 덜 들어가는 유아식을 만드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리를 해본 경험이 없거나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없다면 육아로 한창 정신없고 몸도 마음도 피곤할 시기에 이유식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새롭게 시도할 엄두가 쉽게 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내 임신 시기 동안 요리를 배워놓는 것이 좋다. 물론 요리를 배웠다고 해도 이유식의 경우 재료를 준비하고 다듬고 요리하는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최소 6개월 정도는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직접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에게 아빠가 해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번거로움과 부담은 충분히 감내할 만하기 때문에 남편이 직접 만들어서 먹이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본다면 이후 아기 간식이나 유아식 만들기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결혼하기 전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전문학원을 통해 다양한 요리를 배우고 자격증도 취득했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요리 자격증도 한식, 양식, 중식, 제과, 제빵, 케이크디자인 등 총 6개로 원만한 자격증은 거의 취득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를 시작하면서 아기들 이유식은 당연히 내가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유식을 만들었다. 물론 이유식을 만드는 데 앞서 열거한 자격증들을 딸 정도의 실력이 필요한 건 절대 아니다. 단지 요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어려워하는 마음 없이 바로 시도할 수 있었다는 점과 칼질이나 불조절과 같은 기본적인 요리 스킬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었다는 장점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매일 새벽 4시~5시 정도에 일어나서 이유식을 만들고 출근을 했었는데 육아를 시작하면서 잠을 보통 밤 9시에 잤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일어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이유식을 만들 경우에는 한 번에 며칠 분량을 만들어 냉동실에 보관하고 먹이는데 우리는 쌍둥이인 관계로 빨리 소진되었기 때문에 2일~3일에 한번 정도로 이유식을 만들고 다른 날에는 재료를 다듬고 준비를 했었다. 새벽마다 일어나서 이유식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기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아빠로서 역할을 했다는 뿌듯함도 있었고 이유식에 대한 걱정은 덜어줬다는 아내의 고마움도 더해져 피곤한 줄 모르고 이유식을 만들었던 것 같다. 이유식을 끝내고 유아식 시기 이후의 아이들 반찬은 나도 직접 만들고 있지만 양가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요리 솜씨 좋으신 양가 어머님들께서 손주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짬짬이 반찬을 만들어서 주시기 때문에 굳이 내가 다 만들 필요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해주신 음식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이유식과는 달리 아이들 반찬은 가짓수도 많고 맛도 중요하 때문에 어머님들의 요리 솜씨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요리를 할 줄 알게 되면 인생이 좀 더 풍요롭게 된다고 생각한다. 요리에 대한 경험을 통해 음식을 먹는 것을 더 즐길 수 있게 되고 또 좋아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식이나 아이 반찬을 만드는 것이 대단한 요리 실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이를 시작으로 요리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인다면 인생에 재미있는 취미 하나를 더 가지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 은퇴한 이후 아내에게 하루 세끼를 의존하는 ‘삼식이 남편’이 될 일도 없을 것이다.



<이유식 만들기 Tip>

1. 이유식은 인터넷 영상보다는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배워야 하는 이유식 종류도 많을뿐더러 필요할 때 찾아보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많은 이유식 만들기에 대한 책들이 있으니 직접 서점에 가서 책 내용을 펼쳐보고 맘에 드는 책을 고르기 바란다. 참고로 중고거래앱에 거의 새책과 같은 이유식 책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굳이 새 책을 살 필요는 없다. 아기가 이유식을 잘 안 먹거나 거부할 경우에는 육아 관련 인터넷 영상을 참고하면 좋다.

2. 이유식은 한 번에 2일~3일 치를 만들어 냉동 보관 후 먹일 때마다 꺼내서 먹이고 이유식 재료는 한꺼번에 대용량을 손질해서 실리콘 큐브에 소분 후 냉동 보관하면서 재료별로 번갈아 사용하면 좀 더 편하게 이유식을 만들 수 있다.

3. 이유식 만들기에 필요한 요리도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다지기(쵸퍼), 핸드블랜더와 같이 시간과 노동을 줄여줄 수 있는 가전은 꼭 장만해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단 이유식 마스터기(제조기)와 같이 올인원 가전도 있는데 이유식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한 요리도구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았다.

4. 이유식은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는데 이 중 초기 이유식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초기 이유식은 재료가 거의 씹히지 않는 미음형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쌀을 불려서 갈아 만들 경우에는 채망에 일일이 걸러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는 이왕 만드는 김에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그 번거로움을 감수했지만 쌀가루를 사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니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는 각자 판단하면 된다.


<이유식 만들기에 대한 책 간단 소개>

시중에 많은 이유식 만들기 책이 있는데 나는 아내가 사놓은 책이 있어서 그 책을 활용했다. 책에는 다양한 이유식이 소개되지만 이유식 만들기는 기본 베이스는 동일하고 주로 재료만 바뀌기 때문에 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필요는 없다. 또한 소개되는 이유식 종류를 실제로 다 만들지는 않기 때문에 책이 두껍다고 처음부터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단 이유식 단계에 대한 설명과 음식별 궁합이나 필요 영양소 등의 이론적인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고 재료 손질법과 요리단계별 사진이나 설명이 잘 나와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통 많이 언급되는 책들에 대한 내 간단한 평은 아래와 같다.


이유식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리는 책으로 분량도 다른 책의 두 배가 넘는다. 책 두께를 보자마자 부담감이 밀려올 수 있으나 실제 책 내용을 다 봐야 하는 건 아니다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가 쓴 책으로 이유식 방향정립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책에 비해 얇은 만큼 요리방법에 대한 내용은 상세하지 않다


유명 셀럽이 쓴 요리책은 보통 패스하는데 이 책은 재료손질법 포함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내용으로 잘 쓰여 있다. 단 다른 책에 비해 소개되는 이유식 종류는 적을 수 있다


레시피 이외에 재료준비, 요리도구 등 이유식 만드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단 레시피가 쌀가루 사용이 기본이다


레시피도 다양하고 요리방법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책으로 디자인 측면에서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신경을 쓴 듯하다


이외에도 미처 소개 못한 다른 좋은 책들도 많이 있으니 서점에서 직접 보고 본인에게 필요한 내용이나 선호하는 디자인의 책을 고르면 될 것 같다.


<요리 배우기 좋은 곳>

요리는 인터넷 영상을 통해 배울 수도 있지만 내가 직접 따라 하면서 궁금한 것을 바로 물어볼 수 있는 실습을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최고의 요리 선생님인 어머니를 통해 배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결혼 후에는 시간을 내서 배우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요리학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자격증취득 강좌보다는 기본적인 요리 메뉴와 스킬을 배우기에 좋은 한식초급/가정식 과정이나 브런치과정을 추천한다. 요리학원은 대형 체인 요리학원도 좋지만 지역별로도 다양한 요리학원이 있으니 무엇보다 다니기 편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학원 등 교육기관 이용 시 본인이 국가가 학원비를 일부 지원해 주는 제도인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자격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전 19화 육아를 위해 배워야 할 것들 : 신생아 다루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