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세대~

삶, 노년 그리고 죽음까지

by diogenes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세대~

⁃ 삶, 노년 그리고 죽음까지 -

이 세대는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철학도, 어떤 사상도 이 세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세대는 하나의 시대를 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대를 한 생애 안에서 모두 통과했기 때문이다. 출발은 가난이었다. 관계가 생존이었고, 공동체가 삶을 지탱했다. 개인은 의미가 약했고, 함께 버티는 것이 중요했다. 청춘은 통제된 사회 속에 놓여 있었다. 자유보다 질서가 우선이었고 개인의 선택은 제한되어 있었다. 장년기는 급격한 변화 속에 흘러갔다. 경제적 충격과 경쟁 속에서 안정은 무너졌고, 삶은 다시 생존의 문제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금, 이 세대는 개인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 서 있다. 선택과 자유가 기본이 되었고 관계는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 되었다. 한 인간의 삶인데 서로 다른 세계의 질서가 공존하고 있다. 이것은 변화가 아니라 단절이다. 그리고 그 단절이 한 세대 안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이 세대를 특별하게 만든다. 이 세대는 두 개의 기준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간다. 몸은 과거를 기억하고 있고, 머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있다. 부모의 세계는 여전히 관계 중심이고, 자식의 세계는 완전히 개인 중심이다. 이 세대는 그 사이에 있다. 위에서는 책임과 희생을 요구받고, 아래서는 거리와 독립을 마주한다. 그래서 한쪽에 머물면 피곤해지고, 다른 쪽으로 이동하면 고립된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리고 이 구조에는 정답이 없다. 과거에는 기준이 있었다. 사회와 가족이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준은 사라졌고 선택만 남았다. 이 세대는 처음으로 정해진 답 없이 살아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그래서 방황은 과정이 되고, 고립과 소외는 반복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세대는 노년조차 처음 겪는다. 과거의 노년은 가족과 역할 속에서 정의되었다. 자연스럽게 자리가 있었고, 삶의 방식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역할은 사라지고, 관계는 느슨해지고, 삶의 방식은 각자의 선택에 맡겨졌다. 노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설계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오롯이 개인에게 있다. 그래서 이 세대의 노년은 자유스럽지만 동시에 불안하다. 기댈 곳은 줄어들고, 버텨야 할 영역은 넓어진다. 이것이 이 세대가 처음 맞는 노년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세대는 죽음의 방식까지도 처음 겪게 될 것이다. 과거의 죽음은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졌다. 의미와 절차가 있었고, 함께 맞이하는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죽음은 점차 개인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병원, 제도, 개인의 선택 속에서 죽음은 점점 고립된 사건이 되어간다. 이 세대는 과거의 죽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재의 죽음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 역시 정답이 없다. 결국 이 세대는 삶의 방식뿐 아니라, 노년의 방식, 죽음의 방식까지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 정해준 길이 없다. 그래서 이 세대의 정체성은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의 시대에 속한 인간이 아니다. 여러 시대를 동시에 가진 인간이다. 이것은 특별함이 아니라 구조적 결과다. 이 세대는 선택하며 살아온 세대가 아니라 주어진 조건 속에서 버텨온 세대다. 그래서 지금은 선택이 아닌 적응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적응은 삶의 끝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만들어 간다. 이 세대는 살아가는 법도, 늙어가는 법도, 떠나는 법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세대다.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여기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삶은 아니어도 됐다.


2026 3月 끝날, 3월을 보내며

獨樂齋에서 幽人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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