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절사(子絕四)

공자와 쇼펜하우어

by diogenes

무사(毋四)와 무의지

- 공자와 쇼펜하우어 -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자절사(子絶四)이다.

毋意(무의), 毋必(무필), 毋固(무고), 毋我(무아). 이는 공자의 도덕적 자율성과 자연스러움을 말한다. 즉, 인위(人爲)를 버리고 자연에 순응하되, 그 안에서 도(道)에 합치하는 삶을 뜻한다. 이 네 가지는 인간 불행의 근원인 집착(執着)을 끊는 방법이다. 무의(毋意)는 사사로운 생각과 욕망을 의도함이 없음을, 무필(毋必)은 결과를 반드시 이루려는 강박에서 벗어남을, 무고(毋固)는 자신의 견해나 신념을 절대화하지 않음을, 무아(毋我)는 자아를 비워 모든 존재의 연관성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결국 무사(毋四)는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평정(平靜)이라는 행복의 상태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무사(毋四)를 생각하다 문득 쇼펜하우어가 떠올랐다. 그는 이 세상을 의지(意志)와 표상(表象)의 두 층으로 보았다. 삶의 고통은 의지에서 비롯된다. 끊임없이 추구하고 결핍을 느끼는 의지 자체가 고통의 근원이다. 그는 예술과 관조(觀照), 그리고 무욕(無慾)이 의지를 정지시키며 우리를 평화로 이끈다고 했다. 그때의 상태가 곧 무의지(無意志)이며, 그 순수함과 위대함이 바로 자연이다. 자연은 의도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하다.

꽃은 피려 하지 않아도 피고, 강은 가려하지 않아도 흐른다. 결국 그것은 무의(無意)의 질서, 자연의 길이다. 인간은 자연 안에 있으나, 자연을 거스른다. 거슬러 욕망할수록 불균형과 불행이 생긴다. 따라서 무사(毋四)와 무의지(無意志)는 자연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는 존재의 상태이다. 공자와 쇼펜하우어, 시공을 초월하여 두 철학자의 진리가 일맥상통함이 경이롭기 그지없다.


2025년 10월 仲秋佳節에,

獨樂齋에서 幽人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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