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누군가의 선의
"민준이 살찌워서 보낼거야"
호주에서 사촌 누나의 이 말이 왜 이렇게 인상 깊을까.
나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이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즐거워하는 나를 보면서 자신들의 목적이 성취되어 가는 것이 뿌듯한 것 마냥 함께 기뻐해주셨다.
그렇다고 이모댁은 내 자유를 침범하지는 않았다. 내 자유를 보장하는 선에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애쓰셨다. 자신들의 목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행동이였다.
왕래도 거의 0에 가까웠던 나에게 호주 이모댁은 선한 목적을 행동으로 보여주셔서 나에게 40일 간의 호주에서의
기억은 정말 천국에서의 기억처럼 남아있다.
'목적'이라고 하면 괜히 음흉하고, 어둡고, 비열하고, 뺏고 빼앗는 부정적인 느낌만을 떠올렸다. 그리고 세상은 모두 다 자기의 이득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득하다고만 생각했었다.
내 사촌 누나는 이런 나에게 누군가의 진심어린 선한 목적이 사람을 진정으로 감동시킨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나도, 누나처럼 누군가에게 선한 목적을 실천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 α) 호주에서 사촌형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게 왜 시간 낭비야?"라는 말도 울림이 컸다. 마음이 너무 물러 쉽게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내 시간을 뺏길까봐 두렵다는 나의 말에 대한 형의 대답이였다. 할 말이 없었다. 그 뒤로 대화가 종료되었다. 난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나의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과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오히려 내가 가진 무언가를 아껴두고, 나 혼자만을 위해 사용하는 데 쓰는 시간이 훨씬 더 시간 낭비 아닐까. 그 뒤부터는 내 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내가 가진 모든 걸 사용해서 남을 도와주자고 다짐했다.
+ α) 군대를 가기 위한 1종 면허를 딸 당시, 나의 합격 소식에 정말로 펄쩍펄쩍 뛰었던 아저씨도 이 글에 남기고 싶다. 단지 “자기가 아끼는 한 사람과 닮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생전 처음보는 나에게 1번 연습 가능한 걸 3번 연습시켜주고, 수동 기어를 이해 못하는 나를 이해시키려고 몇시간이고 붙어있었던 그 아저씨. 이런 걸 떠올릴 때마다 세상은 참 살만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니, 세상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