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작년(2024년) 도서관 프로그램 중에서 '시 창작 공작소'에 참가하면서 시 창작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고 강의를 듣고 뭔가 적어보려고 애썼다. 4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이주일에 한 시간씩 강의가 있었다. 덕분에 몇 편의 시를 적어보고 '우리 시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해서 상당히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브런치에도 몇 편 올려놓았는데 그중에서도 나름 가장 성과가 있었던 시가 "모과향" 시 같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모과향' 시보다도 '"모과향" 시 뒤의 숨은 이야기'로 적은 에세이가 훨씬 라이킷 수가 많다는 것이다. "모과향" 시는 라이킷 수가 187이고 '"모과향" 시 뒤의 숨은 이야기'는 라이킷 수가 427이다. 두 배도 넘는 숫자이다. 물론 라이킷 숫자가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라이킷 수가 가장 객관적인 수치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결과를 보고 '아, 사람들이 시 자체보다 '시를 쓰는 과정'에 더 관심을 가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를 적어서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를 쓰는 과정'도 함께 적어 올릴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그 시가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경우에 그럴 것이다. 여기 올리는 시는 '우리 시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작성했기 때문에 일부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다.
이제까지 내가 써 올린 시중에서도 "모과향"이라는 시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시를 다시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 시 선생님'께 찾아가서 이 시에 대해서 다시 얘기를 해보았는데 뜻밖에도 아직 좀 더 고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로 아래의 원래의 시를 한번 더 조탁(彫琢)하여 그 아래에 다시 적어 보았다.
원래의 시;
모과향
모과 몇 개
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그 향,
방안 가득 그윽한데,
점점 더, 짙어지는데
모과는, 그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아, 어쩌면
우리 사는 일도
그 속이 다 타도록,
견뎌내는 일인지 모른다
그리하여,
몸은 사그라져도
향기로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
못난 모과는 있어도
향기 없는 모과는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제목이 '모과향' 보다도 시 본문에 향기라는 말이 들어가 있으니 '모과'로 하는 것이 차라리 더 좋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시는 단출하게 작성하는 것이 더 좋겠고 운율도 잘 맞아야 하며 내용이 부드럽게 잘 연결되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이 적어 보았다.
한번 더 조탁한 시;
모과
모과 몇 개
바구니에 담겨 있다
그 향,
방안 가득 그윽한데,
점점 더, 짙어지는데
모과는, 그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몸은 사그라져도,
향기로 말하는지 모른다
못난 모과는 있어도
향기 없는 모과는 없는 것이리.
이렇게 고친 시가 더 단출하고, 운율도 잘 맞고, 내용이 더 부드럽게 연결된다고 하시네요.
조탁은 끝이 없는가 봅니다.
* 조탁(彫琢);
1. 시문 따위를 아름답게 다듬음
2. 아름답게 다듬다
대문 이미지: 야광 나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