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 시
늦은 아침,
어젯밤 설거지 거리가 한가득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짓누른다
그러는 사이 고개를 내미는
또다른 생각
아무 말 없이 아침준비에 몰두하는
아내에게 건네는 말
'배가 고파서 설거지할 힘이 있을라'
'설거지할 힘이 없으면 먹을 힘으로 해야지'
'먹을 힘도 없는데'
'그러면 죽을힘으로 해'
'죽을힘도 없는데'
그러면 살아야지
하는 말 대신에 터져 나오는 말,
'그러면 먹고 해'
오늘도 나는 이렇게 철이 없구나.
영어 영문학 및 과학교육(화학) 전공자입니다. 영어와 시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궤적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