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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다가♣

by Ian W


샤워를 하다가


샤워를 한다

트랩에 머리칼이 엉켜

물 쉬 빠지지 않는다


미쳐 떠나지 못한 물들이

바닥을 서성이며 배회 중이다


쉬 떠나가지 못한 것들

남겨져 떠도는 것들은 미쳐 씻지 못한

슬픔의 덩어리인지 모른다


떠나가는 슬픔이, 남겨진 슬픔에게

서둘러 작별을 고하는 낯선 절차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떠나보내지 못한 것들이 비단 물뿐이랴만


틀어준 물줄기 거세질수록

텅빈 내부의 어둠만이 점점 짙어간다.



대문 이미지; 산사나무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