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물젤리 Mar 27. 2023

전쟁이 싫은 이유

네 살 미남이



어린이 집  쉬던 날,


우리 집에 도착하자마자 작은 미니 자동차가 가득 들어있는 상자 한 개를 베란다로 끌고 오더니 와르르 바닥에 쏟았다.

혼자 놀이하는 걸 싫어하는 녀석은 손바닥으로 구석 자리를 툭 툭 툭 치면서 내가 앉을자리를 정해 주었다.


우리는 화재가 난 빌딩에 출동해 불을 끄고

자동차 경주하는 카레이서도 돼보고

토머스 기차를 타고 제주도를 가고

마트 터는 도둑을 결박해 삐뽀삐뽀 경찰차에도 태웠다.


연달아 죽고 못 사는 중장비차를 운전해 백 층짜리 아파트 두 동을 금세 올린 녀석이 이번에는 등에 대포가 달린 탱크를 밀고 오더니 나에게 뭐 하는 차냐고 물었다.


군인들이 타는 탱크라고 말했더니 군인이 누구냐고 물었고 나라를 지키는 형아들이라고 했다. 나라가 뭐냐고 또 물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라고 알려주고 미남이가 어린이 집에서 배우는 영어로 말하는 미국이랑 우리나라 가까운 일본 같은 곳은 다른 나라라고 설명했다.


세 살에 발병한 왜왜병이 완치가 안되고 아직 진행중인 녀석답게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탱크는 뭐 할 때 사용하냐고 물어서 다른 나라와 전쟁할 때  사용한다고 대답했더니  전쟁은 뭐냐고 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람도  괴롭히고 물건도 빼앗아 가는게 전쟁이라고 말했다ㆍ


왜 남을  괴롭히고 물건을 빼앗아가냐고 물었고 자기 나라에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욕심쟁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둘러댔다


질문을 멈추고 겁먹은 눈으로 날 쳐다보는 녀석


"그럼 내 자동차도 뺏어가는 거예요? 앙앙앙앙"


통곡을 하면서 밀던 탱크를 두 손에 꼭 움켜쥔 채 내 품으로 와락 파고들었다.


"싫어요 할머니 앙앙앙앙 난 싫다고요 전쟁은 싫다고요오 ~~~~"

"앙앙앙앙앙"











작가의 이전글 놀이터에서 과자 잘~~~ 먹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