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가 H에게 (18)

나는 생각한다 (2)

by 흔들리는별

이렇게 얘기하면 내가 머피플에 대해 백 퍼센트 긍정적인 감정만 갖고 있는 것처럼 비칠 것 같은데, 결론만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해당 다큐멘터리가 모든 머피플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아서 딱 잘라 얘기할 순 없지만, 실리콘으로 만든 인어 꼬리가 상당히 비싸다는 것, 가짜 진주나 가짜 조개로 만든 장신구들이 해양 오염의 주범인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 세련됨보다는 요란함에 가까운 그들의 미학, 그리고 그 와중에 다큐멘터리에서도 조금씩 암시된 엘리트주의 같은 것들은 충분히 머피플이 지닌 어두운 면을 짐작케 한다. 다만 나는 머피플이란 언어가 주는 느슨하고 회복적인 힘에 주목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이 그와 같은, 혹은 그보다 더 나은 커뮤니티를 배출해 내길 바랄 뿐이다. 우리의 전통에 기반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 자고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곱씹을만한 우리네 빛나는 정신이 아니던가.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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